엄마! 우리 엄마.

지금으로부터 30여년 전, 고추장으로 유명한 순창군 순창초등학교를 71회인가로 졸업을 하였으니 꽤나 전통있는 학교 였던 모양입니다. 소풍날이면 어김없이 하늘이 우울했던 까닭에 소풍전날이면 방문이 닳도록 열고 닫으며 하늘의 눈치를 살펴야했던 그 시절, 학교에 다니지 않은 동생들 몫까지 7인분의 도시락과 간식거리를 준비하셨던 엄마는 사탕 한봉지에 과자 서너봉지, 삶은 달걀 일곱알 그리고 사이다 한병, 그것을 일곱등분할라치면 열두개의 눈알이 얼만큼 공평하게 분배하나 지켜보고 있으니 참 난감했었을 것 같습니다. 니것이 많니 내것이 적니 토닥거리다 눈물바람하는 어린 것들에게 더 많이 주지 못해 마음도 많이 아팠을 것 같습니다. 달랑 한병 사온 사이다는 오빠 몫이었으니 김빠진 사이다라도 한모금 먹어보지 못할 서러움에 여기저기서 훌쩍거리면 엄만 결국 큰소리를 내시고 빗자루를 들어야 했던그 시절, 오늘아침, 인터넷쇼핑몰에서 맘에 드는 옷 고르고도 모자라 백화점에서 한벌 더 장만한 옷을 거울 앞에서 이리저리 대보며 좋아라하던 아들녀석은 먹을 것은 필요 없으니 용돈이나 많이 달라며 2박 3일 소풍길을 떠났습니다. 참으로 격세지감이 아닐 수 없습니다. 지금은 치매로 살림에서 손을 놓으신지 여러해째인 엄마, 엄마가 차려주신 밥상을 언제 다시 받아볼지는 알 수 없으나 그시절 소풍날 아침에 싸주셨던 부족했기에 달게 먹을 수 있었던 도시락, 그 도시락을 다시한번 꼭 먹어보고 싶습니다. 한 남자의 여자로, 여섯 남매의 어머니로 그리고 두 자식을 오래전에 가슴에 묻어버리신 아픔을 좀더 일찍 헤아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엄마! 미안해. 그리고 사랑해~~~ 덕진동 둘재딸 영애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