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등하교 2학년인 딸 민선이가 학기초 반장선거를 나갔습니다.
선거에 나온 아이들은 자그마치 10명..
제 각각 선거 활동에 총력을 다했고, 중요한 마지막 유세가 있던 날..
모두들 두 주먹을 불끈 쥐곤... '머슴이 되어 봉사하겠다는 아이,
신발이 닳도록 열심히 뛰겠다는 아이, 전체 아이들에게 햄버거를 사주겠다는 아이..등등
공약이나 다짐이 거창했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평소 명랑 발랄한 우리 딸아이...정작 많은 대중 앞에 서다보니,
긴장했던 탓인지 아무 말도 못하고 꾸벅 인사만 하고 말았다네요..
그래서 결과가 어떻게 됐냐구요?
딱 한 표 나왔다더군요..그 한 표는 물론 짐작할 만 하죠..
여하튼 그 이후, 기가 죽어 집에 온 딸이 울먹이며 그러더군요.
친구도 없고, 아무도 자길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며...학교 가기 싫다구요..
저도 내심 섭섭한 마음은 들었지만, 그렇다고 엄마까지 속상해 있으면 안되겠다 싶어
아일 격려해주고, 기운을 복돋아줬죠.
아직 친구들이 딸의 진가를 모르는 거라고...지금부터 열심히 친구 만들기 공부를
해보라구 했죠.. 풀이 죽어있던 아이는 금새 밝아지더니, 학원에 다녀오겠다며 나가더군요.
그렇게 일단락됐나보다 싶어 조금은 안심하고 시장에 가는데...
아니, 한참 학원에 있어야할 딸아이가 놀이터에서 친구들하고 놀고 있지 않겠어요?
놀란 표정으로 아이를 불러, 왜 학원에 가지 않았는지 물었죠..
그런데 글쎄...딸 아이 하는 말..."친구 만들기 공부하고 있어...잘 했지?"
이걸 웃어야 할지..말아야 할지..너무도 엉뚱한 우리 딸...
마지못해 재밌게 놀다 오라 얘길 건네고 저는 시장으로 향했죠..
우리 딸, 친구 만들기 공부.. 열심히 하고 있는데...2학기에는 반장 기대해 봐도 될까요~~?
오늘 참여해주신
전주 서신동 장순희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