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3일 방송분

저에게는 아주 특별한 오빠가 있습니다. 어느 땐 아버지로...또 어떤 땐 어머니가 돼 주신 분... 연세가 많았던 부모님.. 절 아주 늦게 낳으셨죠.. 그래서 오빠와는 띠 동갑...늦둥이가 그렇듯, 부모님께는 제가 기쁨인 동시에 걱정거리셨답니다. 언제 다 키우나..하셨던거죠.. 그런데, 그런 근심이 기우가 아니었다는 걸 증명이라도 하듯.. 제가 15살 되던 해, 부모님은 교통사고로 돌아가셨죠.. 그때 부모님을 잃은 슬픔에다, 어린 절 고스란히 짊어져야 했던 오빠 나인 스물 일곱... 그때부터 오빠는 저를 위해 쭉 희생하며 살아왔습니다. 귀여움만 받고 자라 그런지,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저를 대신해 밥과 빨래는 물론 도시락까지 챙겨주며 온 집안 일을 도맡았죠. 직장 생활하랴, 집안 일하랴..많이 힘들었을 텐데... 저는 오빠에게 부모님에게서 채워지지 않는 그 무언가를 투정하고, 어리광 부리기 일쑤였습니다. 그래도 늘 미소로 받아주던 오빠...그런 오빠는 제대로 된 연애도 못해봤죠. 간혹, 소개라도 받아 나간 자리에선 늘 제가 혹이 되어 퇴짜를 당해야만 했거든요. 그런데..오빠의 따뜻한 마음을 알아 준, 마음 고운 언니를 만나게 됐습니다. 부모님이 계시지 않아, 오빠의 결혼을 챙겨 줄 사람도... 형편도 넉넉지 않은데도 마다하지 않고 오빠 곁에 있길 자처한 언니.. 저는 어느새 대학과정을 마치고, 직장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얼마 전에는, 첫 월급을 받아 언니 오빠에게 예쁜 속옷을 선물했죠. 지금까지의 감사함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겠지만, 마음만은 저도 기뻤습니다. 오빠도..이젠 어느새 두 아이의 아빠로..마흔 줄에 들어섰네요.. 지금까지 부모님 없이 자랐다는 소리 듣지 않게 잘 인도해 분.. 그리고 따뜻하게 대해 준 새 언니.... 늘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갈 겁니다..... 오늘 참여해주신 충남 임성은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