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30일 방송분

이맘때가 되면 10여 년 전, 신혼여행 첫날밤이 떠오릅니다.... 남편은 잠자리에서, 때아닌 봉변을 당했죠. 갑자기 얼굴 위로 묵직한 카메라가 떨어진 건데요..타격이 만만치 않았을 겁니다. 그때는 남편도 험한 잠버릇 때문이라고만 생각했죠...하지만 진실은 따로 있었으니.... 부픈 꿈을 안고 도착한 제주도..첫날부터 한참 관광을 즐기고 있었죠.. 그런데..어떤 장소에 도착했고..갑자기 수심에 찬 표정을 짓던 남편.. 잠시 멍하니 서 있더군요..이유를 물었지만, 아무 대답도 없이... 결국 일찍 관광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왔죠. 함께 왔던 팀들..이상한 시선으로 바라보더군요..은근히 속이 상했지만 꾹 참았죠... 그 날 밤, 남편이 술 한잔하고 싶다더군요.. 그래서 기분도 풀 겸 함께 마시기 시작했는데...맥주 몇 병이 사라졌을까요? 낮에 행동이 궁금해진 저는 이유를 물었죠..잠시 또 멍한 시선을 짓던 남편의 이어진 말.... 바로 그곳이 대학 때 만난 자기 첫사랑과 함께 한 MT장소였다더군요.. 첫 사랑만 제대로 이뤄졌다면 애가 초등학생쯤 됐을거라나, 뭐라나... 다 지난 일이라 했지만...이미 속이 상한 뒤였죠... 남편은 이제는 저 밖에 없다고 했지만...그 날밤 제대로 잠을 이룰 수 없었죠.. 그래서 남편이 잠들기만 기다렸다가, 조금 가벼운 물건으로 복수를 할 참이었는데.. 정말 잠버릇 험한 남편 때문에, 난데없이 카메라가 얼굴에 떨어지고 만 것이었죠.. 사실 멍든 얼굴 때문에, 여행 내내 미안하긴 했는데요.. 정말 제대로 맞을만한 행동 한 거 아닌가요? 덕분에(?) 다른 신혼부부들은 우릴, 첫 날부터 공기가 심상치 않더니 결국 주먹다짐까지 오간 모양이라며 예비 이혼 부부로 찍기도 했죠.. 하지만 지금까지 잘 살고 있습니다..물론 카메라 사건도 진실에 묻어둔 채 말이죠.. 신혼여행지에서는 절대 서로의 과거 들춰내지 맙시다~!! 오늘 참여해주신 전주 평화동 임주희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