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9일 방송분

요리엔 영 소질이 없는 아내가 며칠 전엔 요리의 진수를 보여주겠다며 양 소매를 걷어 올렸습니다. 늘 어머니가 오신다고 하면 음식문제로 고민하더니 이번엔 큰맘먹고 직접 해보겠다며 평소에 어머니가 좋아하시는 탕수육을 목표로 정했더군요.. 서툰 솜씨로 음식을 만드는 모습을 보니 왠지 처음부터 불안불안 했습니다. 그런데 아니나다를까 오랜 기다림 속에서 맛본 아내의 탕수육 맛은 좋게 말하면 예전엔 전혀 맛보지 못했던 색다른 맛이었고 좀 솔직하게 말하면 젓가락을 내려놓고 싶은 맛이었습니다. 그러나 두 눈을 반짝거리며 저와 어머니의 칭찬을 기대하는 아내의 얼굴을 보니 도저히 솔직하게 말할 수가 없더군요. 물론 어머니도 사 드시는 것 보다 휠씬 더 맛있다며 넘치는 칭찬과 함께 아주 행복하게 웃어 주셨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달고 시고 여하튼 말로 표현하기 힘든 아내의 소스는 맛보다는 행복을 주는 소스라고 해야할 것 같았습니다. 어머니와 저의 속도 모르고 그저 칭찬에 푹 빠져서는 어깨를 으쓱거리며 다음에는 좀더 어려운 요리에 도전해 보겠다며 자신감 넘쳐있는 아내를 보니 새삼 아이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냥 좋아하는 아내 때문에 그 날, 어머니와 저는 접시를 깨끗하게 비우느라고 정말 생고생을 했습니다. 요리 잘하는 아내를 얻는 것도 남자들의 오복 중 하나라는데 올해는 아내의 요리솜씨가 정말 좋아지길 기대하며 앞으로도 군소리 없이 열심히 먹어주는 남편의 도리를 지켜 나가야겠습니다. 오늘 참여해주신 군산 소룡동 신익수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