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는 1남 3녀 중 둘째딸입니다.
사려 깊은 처형, 예쁘고 싹싹한 처제...그리고 콧물 질질 흘리고 다닐 때부터
동생 삼아 데리고 다니던 처남....
그 중에서도 저는 처제를 제일 예뻐합니다..
여동생이 없어서인지 '오빠', '형부'라는 호칭에 민감한 편이었는데..
처제는 더욱 특별했죠. 아내와 다르게 애교있고, 상냥한 게 친 여동생이나 다름없었습니다.
그런 처제가 결혼할 나이가 되자....
'남자는 쉽게 믿으면 안 된다'..'이 사람은 이래서..또 저 사람은 저래서 안 된다..'
나름대로 기준을 만들어 처제의 이성 교제를 말리기 일쑤였죠..
그러다 생각해낸 게 저의 절친한 친구를 소개시켜주는 것이었고,
고르고 고른게 지금의 동서, 그러니까 제 어릴 적 친구입니다..
아, 그런데...이건 툭하면 사랑싸움...
얼마 전, 처제가 짐을 싸들고 저희집으로 왔더군요.
결혼 전, 공주처럼 떠받들고 살라는 특명을 내리며..딸래미 시집보내는 심정으로
처제를 줬건만...번번이 마음 상하게 하고, 급기야 짐까지 싸게 하다니..
안되겠다 싶어 동서를 불러들였죠.
차려놓은 술상 앞에서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는 처제.. 그 동안 서운했던 일을
토해내며 눈물을 보였고..저는 그 모습에 더욱 속이 상해 이유를 불문하고
동서를 질타하고 꾸짖었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듣고만 있던 동서...갑자기 일어서며 하는 말..
"내 편은 한 번도 안 들어주고!! 너 내 친구 맞아? 이번엔 정말 내 잘못 아니란 말야!!"
동서가 아닌, 친구로서... 이토록 화 난 모습은 처음이었죠..
이 모습을 지켜보던 아내도 한마디 거들더군요.."자기는 남의 집 상관말고, 나한테나 신경 써!!"
앞으로 누구 편을 들어야 할지...처제를 생각하는 순수한 제 마음..너무 과한 걸까요?
오늘 참여해주신
전주 호성동 성종일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