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사는 곳 근처 공원에 아름다운 매화가 그 자태를 뽐내고 있어요.
지금은 만개한 꽃이 더 많은 매화동산.
며칠 전, 아는 언니랑 공원에 매화꽃을 따러 갔어요.
꽃따러 간다는 말에 남편은 다른 사람들도 보게 그냥 놔두지...
그걸 모르는 건 아닌데 만개하기전 약간 입을 벌린 듯한
매화를 조금 따서 음건하여 매화차를 마시면 그 향이 진하게
배어 나와 가을, 겨울까지도 매화향을 즐길 수 있거든요.
그래서 남편의 말에 이유아닌 이유를 댔어요.
"매화도 너무 다닥다닥 붙어 있으면 열매맺기 힘들어해. 솎아줘야해."
하면서요.
밤에 간 공원에서 조명아래 고요하게 피어 있는 매화는 매혹적이더군요.
고매하고 고상한 매화옆에서 언니랑 저는 한참 향을 마시고
매화향에 취해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었지요. 참 행복한 시간.
매화따러 가서 매화향에 취해 따는 것은 뒷전이요, 그 분위기에
기분이 날아갈 듯한 밤이었어요.
약간 벙긋한 매화를 따는 일은 조심스럽게 이루어졌어요.
다른 옆에 있는 꽃들 다치지 않게, 그리고 나무에도 상처주지 않게.
거칠고 딱딱한 그 나뭇가지에서 그 연한 꽃들이 나오는 것을 보고
부드러운 것이 강한 것을 이기는 이치도 발견했죠.
음건해야하나? 급냉해야하나?
고민하다 급냉을 시키고 나머지 조금은 시험삼아
음건할 요량으로 방안에 건조시켰어요.
그 몇 송이 매화가 방안에 가득히 향기를 선물하더군요.
서서히 건조되면서 그들만의 향기를 내뿜는 거 있죠.
매화를 보고 또 본답니다. 너무 이뻐서요.
꼭 어린아이의 얼굴같아요.
여러분들에게도 매화향기를 전해드리고 싶어요.
행복한 날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