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9일 방송분

그를 처음 만난 건, 작년 여름..... 지독한 더위로 몸도 마음도 지친 어느 날이었죠. 갈증을 달래려고 자판기에서 음료수를 뽑고 있는데, 땀을 뻘뻘 흘리고 숨을 헉헉 몰아쉬는 집배원 아저씨가 제 앞에 멈춰섰습니다. "저...여기 양희연씨라고 계신가요?" 그는 한 눈에도 훤칠한 키에 하얀 얼굴, 그리고 눈이 유난히 크고 맑은 호남형이었습니다. "네?! 제가 양희연 인데요..... 힘드신 것 같은데 이 음료수 드세요." 얼떨결에 뽑은 음료를 그에게 건네고는 우편물을 받아 들었습니다. 그는 제가 준 음료수를 단숨에 벌컥벌컥 들이마셨습니다. 엘리베이터가 없는 5층 짜리 건물이라 힘이 들었던거죠. "덕분에 잘 마셨습니다~"새 하얀 치아를 드러내며, 환하게 미소를 날리는 그... 그렇게 그의 땀 내음과, 미소는 제게 강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그 날 이후 저는 그에게 음료를, 그는 제게 우편물을 주고받으며 조금씩 친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점점 둘 사이가 가까워질 때쯤, 그가 준 우편물에 노란 쪽지가 붙어 있었습니다. "희연씨의 모든 우편물을 앞으로 제가 평생 전담하고 싶습니다!! " 갑작스레 제게 사랑의 마음을 전달한 그와 그렇게 연애를 시작했죠. 그리고 다음달 결혼을 앞두고 있는 지금도 여전히 우편물과 음료수를 교환하며 짬짬이 데이트를 즐기고 있습니다.. 오늘도 우편물을 들고, 5층까지 단숨에 뛰어 올라오며, "희연씨가 주는 달콤한 음료수 마시러 왔습니다~빨리 얼굴 도장 찍어주세요! " 라고 말하는 멋진 집배원 아저씨~ 아무래도 저 이 사람에게 홀딱 빠진 것 같은데요. 이렇게 행복해도 될까요? ^*^ 오늘 참여해주신 전주 금암동 양희연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