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겨운 하루일과를 모두 마치고 집에 왔다.
밥은... 있는데 반찬은 없고.
오늘도 어김없이 아빠를 졸라 외식을 하기로 하였다.
집 가까운 음식점을 향해 오빠와 나, 그리고 아빠는 집을 나섰다.
얼마 가지 않아 반대편 길에서 잘생긴 외국인 두명이 걸어오는 것을 보았다.
오빠와 나는 설마 우리한테 말을 걸진 않겠지? 하며,
조심 조심 그 외국인을 의식하며 피해갔건만.
아뿔싸!! 그 외국인이 뒤 따라오시던 아빠께 말을 거는게 아닌가.
조금은 당황해 하며 아빠와 외국인을 보았다.
'분명 웃으면서 무슨 얘기를 하는거 같은데..'
짧디 짧은 대화를 마치고 아빠는 우리쪽으로 걸어오셨다.
나는 물었다.
'아빠, 무슨 얘기 하셨어요"'
아빠는 대답하셨다.
'아니, 그 외국인들이 나를 보고 잘생겼어요~ 하잖아~, 그래서
땡큐땡큐~ 했는데. 아~ 나도 당신도 잘생겼어요~ 영어로 하고 싶었는데
아~ 영어가 되야 말이지~ '
하며 웃으시는게 아닌가.
아빠는 잠깐 잊으셨나 보다.
분명. 외국인은 아빠를 보며 한국말로 잘생기셨어요! 라고 했다는 것을.
아빠는 그날 저녁을 드시는 내내
"아, 외국인이 나보고 잘생겼대~ 아, 영어를 열심히 배울걸 그랬나봐~"
하시며 귀에 입을 거셨다.
아직, 우리 아빠는 여전히 순수하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