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무슨 날이나 기념일이 되면...
아직도 기대되고 설레이는 30대 후반의 철없는 아줌마입니다.
지난달, 발렌타인데이..장보면서 상품에 덤으로 붙은 초콜릿 표 안나게 포장해
있는 생색, 없는 생색...다 내며 남편에게 안겨줬죠..
"나 분명히 초콜릿 준거다~다음달에 알지?~"몇 번씩이나 확인다짐을 받았던 터라..
며칠 전부터...은근히 기다렸죠..
맞벌이에 초등학교 2학년인 딸과 함께 출근 준비를 하다보면
정신이 없어 서로를 챙겨주기도 힘든 편인데..
어제는 딸과 함께 남편의 동선을 계속 주시하고 있었죠..
'에이...설마~주겠지....차 타면 주려나? 뭐 사탕말고, 현금으로 줘도 되구..'
나름대로....기대에 맘껏 부풀어 있었죠.
왜냐면.. 전날 남편이 퇴근하면서 쇼핑백에 들고 들어오는 것...
제 레이더망에 딱 포착이 됐거든요..
군침을 흘리며 아침밥도 뜨는 둥 마는 둥 그 쇼핑백에만...눈길을 거두지 못하고 있는데....
이 남자..영 움직임이 없더군요..
그래서 참다못해.. "여보~ 오늘 나, 뭐 줄 거 없수?"
남편은 의아한 표정을 짓더군요..
답답해진 저..결국 남편이 들고 왔던 쇼핑백을 가리키고 말았죠..
남편은 신발을 신다말고 '아차' 하는 표정을 지으며, 얼른 백을 들고 나오더군요.
'오~드디어..나도 화이트데이의 대열에 동참하는구나~~~..'
얼른 열어봤죠..내용물을 본 순간 그대로 얼음이 되는 줄 알았습니다..
이어지는 남편 왈...
"우리 회사 총각들 양말인데..기숙사 세탁기가 고장나서..내가 싹 쓸어왔어..여보, 부탁해~~"
그럼 그렇지..침 꼴깍꼴깍 삼키며 밤새 기다린 보람도 없이..남편이 야속하게 느껴졌습니다..
나이 들어도 여자는 여자라는 걸..남편이 알아줬음 하는 바람입니다...
오늘 참여해주신
전주 인후동 임희재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