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8일 방송분

얼마 전부터 집안에 이상한 일이 생겼습니다.. 남편의 물건이 하나 둘씩, 없어진다는 것이었죠.. 얼마 전, 새로 산 화장품이며..향수.. 엊그제는 남편이 애지중지하던 면도기까지 없어지고 말았죠.. 도둑이 들었다면 이런 하찮은 물건에 손을 대지는 않았을 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더욱이 이상한 건..남성 물건을 쓸 만한 사람이 없다는 것이었죠.. 어린이집에 다니고 있는 여섯 살짜리 딸말고는 없었기 때문입니다.. 분명히 뭔가가 있을 거라는 고민에 빠졌고.. 저는 어느새 단서를 찾아 헤매는 탐정이 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딸아이 어린이집 선생님으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게 됐죠.. "저..어머니, 요즘 집안에 별일 없으세요?" "네?? 무슨..." 선생님의 얘길 듣고서야 그동안의 궁금증이 풀리게 됐죠. 어린이집에 윤호라는 남자아이가 있는데...딸, 세은이가 무척 좋아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그래서 요 근래, 매일 윤호에게 선물을 갖다줬는데.. 이상히 여긴 윤호라는 아이 엄마가 직접 어린이집에 가지고 왔다는 것이었죠. 그동안 남편 물건이 매일 한가지씩 없어진 게 딸의 소행?? 처음에는 어이가 없어 웃음도 나지 않았죠.. 퇴근한 남편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하자, 다짜고짜 딸아이를 불러 앉히더군요... 그리고 아이에게 묻기 시작했습니다.... "세은이는 아빠가 좋아? 윤호가 좋아?" "윤호...!!!" 실망한 남편 되묻습니다.. "세은아, 아빠가 천원 줄게... 아빠가 좋아? 윤호가 좋아?" "아빠!! 내 생각은 변함 없어... 난 윤호가 좋아~!!" 남편은 꽤 충격을 받았던지..그 날 저녁 잠든 아이 곁에서 한참을 떠나지 못하더군요. 딸의 남자친구를 두고 질투를 하고 있는 남편을 지켜보며..웃음이 나기도 했는데요. 딸의 앞날에 펼쳐질 수많은 만남과 이별..그 대상이 이성이든, 동성이든 만남을 가벼이 여기지 않는 아이로 자라길 기원해봅니다. 오늘 참여해주신 전주 평화동 신소희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