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일 방송분

교직생활 10년 차.. 신학기를 앞두고, 조용했던 학교, 교실도 또 아이들의 함성과 웃음으로 가득해질텐데.. 항상 이맘때가 되면, 저는 첫 발령지 학교에서의 추억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때를 생각하면, "휴~~" 한숨부터 나죠.. 모든 게 서툴기만 했던 그 시절.. 중학교 2학년 남학생들이란, 너무 벅찬 아이들을 만났습니다. 일주일 동안은 눈물만 났죠..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꾸려나가야 하는 걸까 막막함뿐이었습니다. 수업을 하는데도 아이들은 제가 초보 교사란 걸 알고, 만만히 생각하는 것 같았습니다. 자기네들끼리 떠들고, 웃고..마치 어색해 하는 제 모습을 비웃기라도 하듯.. 난장판이 따로 없었죠.. 그렇게 강한 모습 한 번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아이들에게 질질 끌려가던 어느 날... 결국, 아이들 앞에서 엉엉 울고 말았습니다...지금도 너무 창피하기만한 기억인데... 그 후, 이상한 일이 생겼습니다.. 평소 아침 자율학습 시간에도 너무 소란스러워, 다른 반지도 선생님께 죄송할 정도였던 우리반.. 그 날은 교실 안이 너무도 조용했습니다....마치 폭풍전야와 같았죠. 그런데 알고 보니..실장이 아이들을 조용히 시킨 것이었습니다.. 떠들다 걸린 아이들은 '엎드려뻗쳐' 벌까지 세우면서 말이죠.. 담임인 제가 지도할 때는 전혀 먹히지 않던 아이들..어이가 없었습니다... 제 눈물에 자극을 좀 받은 모양이더군요.. 하지만 그 일은 아이들과의 거리를 좁혀가는 계기가 됐죠... 지금은 어느 덧...저도 교직생활 10년 차... 아직도 미약한 점이 많지만.. 쩔쩔매던 초보시절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게 됐죠. 지금도 가끔 초임지에서 함께 보냈던 아이들과 반가운 만남을 갖곤 하는데요.. 너무도 멋진 모습으로 자라주어 뿌듯할 따름입니다.. 이번엔 또 어떤 아이들을 만날까..? 설레임 가득 안고 첫 출근 할 겁니다.. 오늘 참여해 주신 익산 모현동 임선경씨(가명)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