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2일 방송분

얼마 전 동네 찜질방에서 경품 행사를 한다는 전단지를 보게 됐습니다.. 양문형 냉장고, 김치 냉장고, 티브이, 오디오, 홍삼....등등 아줌마들의 관심을 충분히 살만한 경품들이었죠... 평소 경품행사에 절대 빠지지 않은 우리 어머니... 그 사실을 아시고 난 후부터 바빠지기 시작하셨죠. 한 달에 한번 가시던 찜질 방을 하루걸러 한번... 어떤 날은 연이어 방문하셨습니다.. 그 방문 횟수만큼이나 늘어나는 응모권.. 주인아저씨와 안면 트기 위한 방법.. 어디서 들으셨는지 어머니는...일반사람들이 넣는 응모함이랑, 측근들이 넣는 응모함이 다르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매일매일 이름석자와 휴대전화 번호를 또박또박 적어 응모에 참여하셨죠. 그렇게 긴긴 두어 달이 지나 드디어 경품 추첨하는 날...... 추첨은 저녁 7시에 시작된다는데...아침 일찍부터 찜질방 주위에는 사람들이 북적이기 시작했습니다. 아침에 출근하는 제게 "양문형 냉장고 타올게~기대해~" 하시던 어머니... 사실, 가족 수에 비해 좀 작고 오래된 냉장고..교체할 때가 됐었거든요.. 어머니는 늘 꿈의 냉장고라며...부러워하시곤 했는데요..이번이 절호의 기회라 생각하실만 했죠... 경품 당첨이란게 쉽지 않은 일이란걸 알았지만, 저 또한 혹시하는 마음으로 기대가 되더군요. 그런데....돌아오신 어머니...그 손에는 홍삼 한 박스가 들려 있는 게 아니겠어요.. 그것도 100명중에 뽑인 거라고 하시는데... 양문형 냉장고는 두어 번 밖에 응모에 참여하지 않은 동네 할머니가 타가셨다고 하더군요. 아쉽게 끝나버린 어머니의 경품 응모 사건..이젠 쉽게 요행을 바라지 않겠다며... 한동안 실망이 크신 듯 했는데요...진작 사드리려던 양문형 냉장고를 대신 우리가 사드리면서 어머니 마음을 좀 풀어드리게 됐죠. 지금도 그 홍삼 박스를 볼 때마다 속이 상하신다는 어머니.. 그 후로 어머닌 예전처럼 한 달에 한 번 씩만 찜질 방을 방문하신 답니다.. 오늘 참여해 주신 전주 인후동 박미정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