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5일 방송분

무심코 화장대 앉았는데...며칠 전, 만난 친구들의 수다가 다시 한 번 파도처럼 스쳐 지나갔습니다. " 아유... 무섭다. 무서워....마흔 일곱이 뭐니? 마흔 일곱이.... 요즘은 웃기도 싫어. 너무 주름이 져서... " 내 나이 마흔 일곱....사람들은 거울이 겁나는 나이라고 하죠. 나이 마흔이 넘으면 자기 얼굴은 자신이 책임져야 한다는 말도 부쩍 듣고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옆에 있는 남편을 은근히 흘겨보며, "당신 때문이야..." 괜한 핑계도 달아보지만 세월에 대한 섭섭함은 어쩔 수가 없네요. 내게도 분명 꽃같이 환하고 빛났던 젊은 시절이 있었건만.. 질풍노도의 시기 10대를 지나, 결혼이란 인생의 새 전환기 20대를 거치고.. 먹고 사느라 치열했던 30대를 넘겨..이제 좀 인생의 맛을 느껴보려 하니.. 젊음은 온데간데 없네요... 주름살 하나 하나에 의미가 따라 붙는 광고를 본 적이 있습니다. 주름살 하나에...아이 대학 보내고, 주름살 하나 더 해지면... 첫 손자를 보고, 그 광고를 유심히 본 것도 아마 나이의 무게를 감당해야 할 때가 왔다는 걸 본능적으로 느꼈기 때문일 것입니다. 직장을 다니는 딸이 세수하고 로션 바르는 것도 귀찮아하는 엄마에게 자꾸만, 그러면 금세 쪼글쪼글 할머니 된다고 잔소리를 할 때 가슴 뭉클해집니다.. 또, 엄마야 주름이 지던 말던 먹을 것 차려주고 용돈이나 두둑이 챙겨달라는 철없는 아들도 있는데요...그래도 이 엄마가 늙어 가는 걸 가슴 아파하는 딸이 있기에 귀찮더라도 이제부터는 신경 좀 써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아니 그 보다... 누구라도 내 얼굴만 보면 그동안 인생을 속속들이 알아버린다는 데... 무섭지 않을 사람이 있겠어요.. 지금부터 펼쳐질 남은 인생을 위해서라도 더 노력하며 하루하루 살아야 겠다는 다짐을 해 봅니다. 오늘 참여해 주신 군산 수송동 성진숙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