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바쁜 출근 시간!
저도 예외는 아닙니다.
맞벌이 부부로 생활한지 10여년이 되었고 그사이 9살 된 아들과 6살 된 딸을 두고 있습니다. 아침 6시 30분이면 출근하는 남편의 몫까지 아이들을 깨우고 준비 시키면서 저도 함께 해야하는 다급함에 가끔씩은 울고 싶은 심정이기도 합니다.
오늘 아침도 그런 날이였습니다. 그래도 그동안은 방학이라 1학년 아들에게는 조금은 느긋했는데 어제 개학하고 보니 그 전쟁이 다시 시작 되었습니다. 감기 기운에 늦잠을 잔 저는 남편의 출근 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리에서 일어 났습니다. 급하게 아이들 아침 준비를 하면서, 전 날 정리하지 못한 거실등을 정리하다 보니 평소보다 늦게 아이들을 깨우게 되었습니다.
급한 마음에 잠에서 덜 깨어 눈을 비비는 아이들의 식사 시간을 재촉하고 세수를 시키고 옷을 입히는데 마음은 두방망이질 치더군요.
저 또한 세수도, 화장도 어떻게 하는지...
그런 에게 아들 녀석이 제법 조심스러우면서 진지하게
" 엄마! 태권도랑, 피아노는 재미 있는데 책읽기는 힘들어요.
오늘부터 독서지도 안가면 않될까요?"
그동안 아들은 몇번의 거부 의사를 밝혔지만 퇴근후 아이의 숙제조차도 봐주기 벅찬 나에게 책 한권 제대로 읽어주고 격려해주기는 하늘의 별따기보다도 어려운 일이였습니다. 매번 다독이고 강압적으로 독서지도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바쁜 출근 시간, 더군다나 평소보다 늦은 오늘 아들녀석은 또 독서지도를 가지 않겠다는 본인의 의견을 내보인 것입니다.
직장에 늦게 되었다는 조급함과 내 뜻대로 따라주지 않는 아들에 대한 속상함 때문에 화가 나기 시작 했습니다.
"집에서 책 몇권이나 읽는데? 책을 많이 읽어야 훌륭한 사람이 된다고 했지? 그리고 하기 싫어도 엄마는 책을 많이 읽었으면 좋겠다"
아들은 억지로 네하고 대답은 했지만 여전히 불만이 가득한 얼굴이였습니다. 준비가 된 아이들에게 먼저 엄마 차앞에 가 있으라고 내려보내고
나도 바쁘게 준비하고 현관문을 나서는데 두아이의 가방과 내 가방, 그리고 사무실에 필요한 준비물까지...
참고로 저의 집은 엘리베이터가 없는 5층 아파트 입니다.
이참 저참 화가 더 나더군요
양팔 가득 짐을 들고 내려가서 차 앞에 있는 큰아들에게 화를 내었습니다. 학교가는 녀석이 제 가방도 챙기지 않느냐며 야단을 또 쳤지요.
점점 아들 녀석의 얼굴은 울상이 되어 갔습니다. 급기야 저는
"컴퓨터 게임 때문에 학원 가기 싫으면, 태권도도 피아노도 아무것도 할 필요 없이 게임이나 해"
"집에 와서 게임할려고 그러는 거 아니예요. 태권도랑, 피아노는 하고 싶어요. 그리고 여랑이랑 같이 놀고 싶어서 그러는 건데..."
여랑이는 아들의 가장 친한 친구입니다. 아들과 함께 태권도와 피아노 학원을 다니고 있지만 독서 지도는 다니지 않는 상태입니다.
그러니 친구와 함께 놀고 싶은데 혼자서 가는 학원이 재미가 있을리가 없지요.
하지만 그 상황에서는 복받친 감정이 누그러지지 않았습니다.
급하게 차를 출발 시키고 작은 아이 먼저 어린이집에 내려 주는데
여섯살짜리가 눈치를 채고 작은 어깨에 어린이집 가방을 메고 차에서 내렸습니다. 다른 날 같으면 저에게 가방을 들어달라거나, 엄마와 함께 어린이집 안까지 가자고 했는데 오늘은 아무 말없이 어깨끈 속으로 잠바 모자가 비뚤어져 있는 모습으로 현관문안으로 사라져 갔습니다.
그 모습에 마음 한편이 찡해 왔습니다.
하지만 그 마음도 잠시 시간을 보자 급하게 차를 돌려 아들의 학교에 도착했습니다. 내리는 아들의 뒷모습도 측은하고 어깨가 처져 있기는 마찬가지 였습니다. 그 모습을 뒤로하고 출발을 하는데 그때부터 반성이 되기 시작하더군요. 허점투성이 엄마가 내탓은 하지 못하고 여리고 고운 아이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는 생각에 코 끝까지 시큰해졌습니다.
아홉살 그 나이때 나도 친구와 놀기 좋아하고 책은 거의 읽지 않고 그랬었는데 엄마의 입장에서 아들에게 내틀대로 강요하고 억압하는 것은 아닌지....
아침에 바쁘고 지각하는 것도 내가 늦잠을 자고 늦어서 그런 것을 아이들에게 그 조급함을 풀었으니...
온 종일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아들 녀석이 집에 와 있을 시간에 전화를 했습니다.
"종묵아! 아침에 엄마가 너무 화 내서 종묵이 기분이 않좋았지?
"응, 기분이 않좋았어"
"엄마가 미안 해"
"아니예요, 제가 잘못해서 그런 건데 그리고 독서지도 선생님이 내일부터 여랑이랑 함께 오래요"
독서지도선생님은 제 친구거든요, 상의 전화를 했더니 그런 처방을 내려 주었습니다. 책 읽는 습관을 잘 다듬어 주어야 한다면서.....
아무튼 오늘 하루도 저에게는 소중하고 또 반성하는 시간이였습니다.
직장 선배님의 말씀도 새삼 가슴에 다가 옵니다.
"아이들이 대학생만 되면 (용)돈 주는 것 외는 별다른 역할이 없어. 가끔씩은 미옥씨처럼 꼭 그때로 돌아가고 싶을 때가 있지. 그때가 힘은 들어도 재미 있는 때야, 나도 그때가 그립고 생각이 나"
이불속에서 억지로 눈도 뜨지 못한채 일어나는 여섯살 딸이 항상 측은하고 제 덩치보다 큰 가방을 매면서도 동생 손을 잡고 계단을 내려가는 아들이 고맙고...
항상 반복되는 날들이지만 제 부족함을 느끼면서 아이들에게 미안함과 고마움을 느끼고 사랑을 베풀면서 이렇게 제 소중한 아이들은 성장을 해 가겠지요.
"종묵아! , 상은아! 언제까지나 너희들을 사랑해"
ps:이렇게 바쁜 아침시간에 늘 편안하고 휴식처를 제공해 주시는 담당자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 드리며,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김미옥
충남 부여군 부여읍 쌍북리 왕궁마을 아파트 305/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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