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6일 방송분

얼마 전, 머리가 희끗희끗 연세가 있으신 아저씨의 택시를 타게 됐습니다. 대충 아버지뻘 되는 분이셨는데... "나도 아가씨 만한 딸 하나 있었으면 좋겠네." 하며 먼저 말을 건네시더군요.. 배운게 운전 뿐이라 이 일로 평생을 먹고 사셨는데.. 자식들은 남부럽지 않게 잘 키웠고, 큰 손주가 이번에 명문대에 입학하게 됐다며 자랑을 하시더군요.. 세상에 부러울 게 없는데..4형제만 두고 딸 하나 얻지 못한 게 지금도 서운하시다는 아저씨.. 마침, 저희 아버지도 택시 운전을 하신다고 말씀드렸죠. 아저씨는 반색하시곤...운전이 얼마나 힘든지 아느냐며..하루 종일 운전을 하다보면 허리가 아파서 견딜 수 없다고 하시더군요. 또 술 취한 사람들, 막무가내로 욕하는 사람들 등등... 별의별 사람들을 다 상대하다보면 더 피곤해진다며..아빠에게 정말 잘해드리라고 하더군요. 그런데 순간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그렇게 힘들게 일하는 아빠 마음은 헤아려 드리진 못할망정.. 최근 결혼 문제로 힘들게 했기 때문이죠. 유독 부모님의 기대가 컸던 맏딸...그 바람을 저버리고 저보다 나이도 어리고, 직장도 탐탁치 않은 어린 신랑감 데려와 결혼하겠다고 하니.. 많이 힘들게 해드렸죠... 오랫동안 반대하시다 결국 최근에야 허락하셨는데요... 지금도 속상하신 지, 절 똑바로 바라보지 못하는 부모님... 그 생각을 하니, 택시안에서 눈물이 펑펑 쏟아졌습니다. 아저씨는 가만히 절 울게 내버려두시더니 말씀을 이으셨죠.. "그래, 한번쯤 부모 속 섞이지 않는 자식이 어디 있겠어요... 무슨 일인지 모르겠지만, 부모 마음 더 아프게 하지 않으려면..앞으로 잘 사는 것... 그거말고 뭐 있겠어요..그게 효도지..."하시더군요. 눈물 범벅이 돼 목적지에 도착했는데..그 모습이 창피해 아저씨께 인사도 제대로 못 하고 내렸습니다.. 결혼 허락을 받긴 했지만, 이렇게 하는 게 정말 옳은 건가 하는 생각 때문에 많이 심란했었는데.. 아버지 같은 그 아저씨를 만나고 난 후, 큰 힘을 얻었습니다.. 그래...부모님께 잘 사는 모습 보여드리자.. 굳게 다짐했습니다.. 그때 저를 말없이 위로해주신 택시 기사 아저씨가 이 방송 듣고 계신다면 감사했다는 말씀드리고 싶네요... 처음 만났지만..누군가의 위로가 이렇게 큰 힘이 된다는 거..절실히 느낀 하루였습니다. 오늘 참여해주신 전주 태평동 장성희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