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일 방송분

결혼 3개월 된 초보주부.. 우리 집엔 신랑을 제외한 두 사람이 함께 지내고 있는데...바로 제 친 여동생과 시누이이죠. 결혼 전 각자 함께 살았던 동생들..여자들이기에 혼자 살기 위험하다는게 그 이유였죠.... 평소에도 자주 만나 친교를 쌓아온 터라 처음엔 별 문제 없겠지...생각했습니다.. 그런데...불과 일주일도 안 돼,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혼과 함께 직장을 그만 둔 저는 아침 7시에 신랑만을 위한 아침 식사가 아닌 세 사람을 위해 부산한 아침을 시작해야 했구요. 모두 다 출근 후, 여기저기 어지럽게 늘어진 수건부터 옷, 양말..수북히 쌓인 설겆이.. 바닥엔 온갖 머리카락들..그렇게 폭풍이 한번 쓸고 지나가면..저는 턱하니 주저앉고 말았죠.. 저 또한 대학 졸업하자마자 줄곧 직장생활을 해온터라 아침전쟁...그 후... 늘 엄마 몫이었지..이럴 줄은 상상도 못했었죠. 그뿐 아니라, 신랑과 오붓하게 비디오라도 한편 볼라치면.... "언니 뭐야? 지금 재밌는 드라마 하는데 영화는 나중에 둘이서 봐~!" 하며 채널을 돌려버리는 동생과, 시누이..어쩜 그리도 죽이 잘 맞는지.. 게다가 각각 남자친구와 밤만 되면 전화통화 하느라 작은 집에 조용할 날이 없었죠. 아...이게 무슨 악몽 같은 신혼인가.. 깨를 볶기는커녕, 집안일에 지쳐 우울증 걸릴 지경이니...퇴근 한 신랑 보니 신세가 처량해 눈물이 펑펑 나더군요..동생뿐 아니라 시누이도 얼마나 얄밉던지...객식구들 뒤치다꺼리하려고 결혼했나 싶어 남편에게 투정을 부렸죠. 즉시, 신랑은 두 사람을 앉혀 놓고 가족회의를 열었습니다. 행복해야할 언니 눈에 벌써 눈물나게 해서 되겠냐며..각자의 에티켓은 지켜주자고 부탁했죠. 그때 두 여자가 좀 미안했던지 애교 섞인 목소리로 "언니 힘들었어? 미안~~" 하는데.. 그동안 말못해 서럽고 힘들었던게 복 받혀 눈물이 났습니다.. 다음날부터, 바로 우리 가족 생활 패턴이 달라졌는데요. 아침 출근시간보다 20분 일찍 일어나서 방 청소며, 각자 밥 그릇 설겆이.. 게다가 신혼인 우리를 위해 도착 30분전 항상 문자 보내주기.. 밤 10시 이후엔 조용히 통화하기...일요일엔 항상 함께 대 청소하기... 이렇게 규칙이 정해진지..두 달째... 이젠 정말 한 식구처럼 편해졌고, 어느 정도 신혼재미 노하우도 터득하게 됐죠. 주말저녁엔 가끔 동생과 시누이의 남자친구들 까지 합세..고스톱에 즐거운 파티가 열리기도 하는데요... 좋아하는 사람들..가족과 함께 하는 신혼도 또 다른 행복이라는 걸..이젠 알 것 같네요. 오늘 참여해주신 전주 서신동 한선진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