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아저씨 아들

제 나이 서른 한살 되던해 1987년 무덥던 여름 8월에 나의 기다림을 멈추게 한 아들 요셉이가 태어났습니다. 제 자식 안 예쁜 엄마가 없듯이 고슴도치 사랑이 유난히 깊은 저에게 아들의 성장은 언제나 환희와 기쁨이었습니다. 틈틈이 자랑거리를 주어 자식자랑에 여념 없는 팔푼이 엄마가 되게 했던 아들이 어느덧 20세가 되어 나라의 부름을 받아 군대에 입대하였습니다. 아들을 군대 보낸 대한민국의 모든 엄마가 그러하듯이 논산 훈련소 너른 마당에 들어서면서부터 마치 눈물샘이 터지듯 줄줄 흐르는 눈물을 흘리며 "엄마 울지 마세요" 저를 달래는 아들을 품에 안고 어려울 때 꼭 기도하라고 하고 운동장을 한바퀴 돌면서 마지막 가족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들어가는 수많은 장정들 속에서 아들의 뒷모습을 한번이라도 더 보기 위해 그들이 사라질 때까지 마냥 서있었습니다. 일주일 후 육군훈련소 홈페이지에 들어가 훈련병들의 소대별로 찍은 사진 속에서 환한 미소와 브이자를 그리며 서있는 아들의 모습을 보면서 한참을 훌쩍였고, 건강히 잘 있다는 작은 쪽지와 함께 소포로 배달된 아들의 입고 갔던 옷을 보면서 또 한참을 울었습니다. 아들을 군대에 보내보지 않은 사람은 그 마음을 알 수 없다고 했던 말을 실감하면서 왜그리 마음 한가운데가 아프고 저린지... 3박4일 입소대대에 있다가 연무대 훈련소로 왔는데 운이 좋아서 지은지 얼마 되지 않은 최신식 시설에서 생활하며 씻을 시간도 자주주고 하루에 두세 번씩 몸상태가 안 좋은 사람 조사해 의무대에 보내고 젊고 자상하신 중대장님은 청결에 힘쓰시고 같은 내무반원 모두 착하고 재미있다고 , 또한 밥도 생각보다 잘 나와서 아침식사를 아주 많이 먹고 건강히 잘 있으며 동화교육을 통해 큰 걸음, 바른걸음, 군가, 구호등을 하루에 수십 번씩 훈련받는다는 내용과 함께 5주차 훈련을 마친 선배들이 자대배치를 받는 날 어색하게 붙여진 작대기 하나(이등병)가 너무 부러워 하루 빨리 훈련소 생활을 마치고 이등병의 천국이라 불리우는 야수교로 가서 PX이용도 하고 싶고 운전도 해보고 싶다는 아들의 편지를 보면서 그동안의 애틋한 마음이 조금은 진정되는 것 같았습니다. '부모님을 무척 사랑하는 장남 요섭이가 '마지막 구절을 보면서 한달도 안된 아들이 부쩍 성숙하고 의젓해진 느낌이 듭니다. 그곳에서 제일 기다려지는게 편지라는 말을 듣고 부랴부랴 답장을 보냈지만 앞으로의 군생활에 대한 기대감과 훈련소 생활이 생소하면서도 재미있어하며 점점 적응해가는 아들의 모습을 보며 아무쪼록 24개월의 군생활을 건강하고 또한 운전병이기에 안전하고 무사하길 간절히 기도하면서 오늘같은 혹한속에서도 열심히 훈련받고 있을 아들에게 화이팅을 크게 외쳐보고 싶습니다. 아들 사랑한다. 아자 아자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