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아내는 조그만 일에도 아주 크게 부풀려 걱정하는 소심한 스타일입니다.
약간 감기가 걸려도 혹시 큰 병에 걸린 게 아닌가 하며 걱정으로 하루를 보내구요.
허리가 좀 아프다고 말해도 혹시 척추 뼈가 빠진 거 아니냐며 말도 안되는
근심에 빠져있는 사람이죠..
"당신은.... 설마하니 척추 뼈가 빠지면 걸을 수나 있겠어? 무슨 걱정을 그렇게 해~!."
또 얼마 전엔 TV에서 수맥에 관한 방송을 본 후부터, 아내는 수맥 삼매경에 빠져 버렸습니다.
퇴근하고 들어와 누어있는데 아내가 이상한 봉을 양손에 쥐고서는 수맥을 찾는 다며
이방 저 방을 헤집고 다니더군요..
누워 있는 제 엉덩이를 발로 툭툭 치며,
"여보, 일어나 봐, 아무래도 우리 집에 수맥이 흐르나 봐..내 몸에 반응이 오는 것 같아.." 하더군요.
그리고는 수맥이 흐르는 안방에서는 절대 잠을 자선 안 된다나 어쩐다나...
그 날 저와 아기는 안방에도 못 들어가고, 작은 방에서 잠을 청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작은 방마저 일부분 수맥이 흐른다며 구석에 몰아 넣는데..
다음날 일어나니 잠을 제대로 못 이뤄서 인지 온 몸이 쑤시더군요.
개운치 못한 몸을 이끌고 출근했는데 또 아내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여보~ 집에 올 때 옥 방석 하나 사와요..
우리 딸, TV 전자파에 너무 노출 된 것 같아... 아무래도 옥 방석으로 막아 줘야겠어..."
아마도 어디서 또 옥이 전자파에 좋다는 말을 들었나 봅니다..결국 그 걱정..조금이라도
덜어줄까 싶어 아내의 뜻대로 했지만, 이 정도면 좀 심한 거 아닌가요?
옥 방석을 아기가 자는 앞에 세워 놓고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는 아내...
그런 아내를 보다 못해 한 마디 해줬죠..
"여보~ 걱정 너무 하지 마..당신, 오래 못 사는 사람들 특징이 뭔지 알아?
다들 괜한 걱정에 스트레스 많이 받아서 그런거야...그러니 우리 세상 편하게 살자"
제 말에 공감하는 듯 하면서도..."그러니까, 미연에 방지하자는 거지~~~.."
끝까지 자신의 생각이 맞다고 생각하는 아내..그 근심이 언제 또 발동할지 모르겠네요.
아무래도 오랜 기간 직장 생활하다 집에서 살림만 하는 외로움이 이렇게 표출되는 것은 아닌지
오히려 제가 걱정인데요. 조만간 아내가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마음놓고 해보라며 외조 할
생각입니다.
"여보~ 앞으로 걱정거리 있으면 무조건 말해, 내가 다 들어 줄 테니까... 사랑해~"
오늘 참여해주신
익산 송학동 구영선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