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30일 방송분

"당신도 같이 와서 먹지 그래..." "먼저 드세요..." 우리집 아침식탁엔 항상 아내의 자리가 비어있습니다. 아들 둘..그리고 저 이렇게 아침식사를 하고 있자면, 아내는 어느새 청소기를 들고나와 이방 저방 청소를 하고 그 일이 다 끝나고 나면 식탁을 치우며 그제서야 겨우 아들녀석들이 먹다 남긴 밥을 한술 떠 넣으며 식사를 해결합니다.. 맞벌이 부부 6년 차... 아내는 아침시간을 쪼개 청소며 설겆이를 다해 놓고 출근을 합니다. 오후에 퇴근해 그 일들을 하려니 저녁식사 준비도 해야하고 너무 벅차다면서 습관처럼 굳어진 아침 풍경인데요..그런 아내를 보다못한 제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 해 아이들 깨우기, 씻기기 등은 신경을 좀 쓰긴 하지만..청소나 설거지, 빨래 등은 솔직히 도와준 적이 별로 없습니다... 하루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정신이 없지만 그래도 불평 없이 직장일, 또 집안일 해내던 아내... 그런데 며칠 전 아침...여느 때 같으면 이방 저방 왔다갔다 부산하게 움직여야할 아내가 아침 식탁 앞에 앉아 있는 게 아닙니까.. "어이구..부지런쟁이 당신이 어쩐 일이야...아침식탁엘 다 앉아있고..."하며 말하자... 아내가 차분하고도 단호하게 말을 잇더군요.. "여보...나 3월까지만 회사 다니고 그만둘까해요..업무 바뀌면서 회사일도 너무 힘들고 아이들에게도 신경을 못써주는 것 같고...."평소 때엔 아내가 조금만 힘들어해도.. "회사 그만둬..!! 그렇게 힘들어서 어디 직장 다니겠어!! 혼자 벌면 되지 뭐..!" 이렇게 큰소리치던 저인데요.. "그래..잘 생각했어~..그만둬..."하는 말은 어느새 쏙 들어지고... 대출이자며 아이들 교육비 등등...이런 따위 걱정들이 머리 속을 막 헤집고 다니는 게 아닙니까..!! 그 날 아침..아내의 말에 전 가타부타..아무런 말 한마디 못하고 출근을 했습니다... 아주 속 시원하게 "잘 생각했어....!!"말 한마디 못해주고 말이죠.. 그런 제가 어찌나 못난 놈처럼 느껴지던지요... 평소 아내 앞에서 의기양양 큰소리치던 나는 도대체 어디갔나 싶기도 하고... 그날이후 자꾸만 아내눈치를 보게되고, 평소 손도 대지 않던 집안 일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정말 돕고픈 순수한 마음보다, 행여 아내가 끝까지 회사를 그만두겠다고 하면 어쩌나..하는 자신을 발견하면서 씁쓸함이 앞섰습니다. 진심으로 아내를 위해주지 못해 정말 미안한 남편... 하지만 아내가 정말 고심하고 내린 결정이라면 받아들여줘야겠죠...? 오늘 참여해주신 익산시 영등동 장석우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