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2일 방송분

6년 전, 부모님의 사업실패로 밑바닥을 체험한 저는 가족을 위해 닥치는 대로 일했습니다. 군 전역하고 당시 나이 스물 넷... 돈 되는 일이라면 무조건 했죠.. 새벽시장에서 흙먼지 마시며, 감자.. 고구마, 당근 나르고 오토바이로 배달도 해보고 통신 주 꼭대기에 올라서서 전선도 깔아보고....정말 돈이 마련될 수 있는 일이면 선택의 여지없이 임했죠...그러다 마지막으로 택한 일이 바로 고물상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직업엔 귀천이 없는 거라 배웠고 생각했는데....실제 주위 시선은 그렇지 않더군요.. 일하면서 처음엔 창피하다는 생각...전혀 안 해본 건 아니지만... 벌이도 괜찮고, 차차 보람도 느끼면서 좀 더 구체적으로 창업을 해봐야겠다는 결심이 섰던 게 사실입니다.. 그런데...제가 정말 좋아하던 그녀가 그러더군요.. "넌 다 좋은데.....대학도 안나왔고...또 고물상에서 일하는 것도 그렇고..." 이런 저런 이유와 변명들이 늘어졌습니다.. 그 한 마디에 제가 살아온 3년..모두 다 지워버리고 싶더군요. 집안이 흔들렸을 때보다 어쩌면 더 큰 절망.......'정말 이런게 진짜 절망이구나..'라고 느껴졌죠.. 그렇게 살고자 노력하며 열심히 살아왔던 3년이 한 여자의 말에 부정하고 싶은 시간이 될 줄이야.. 몇 날 며칠을 곰곰이 생각하고 또 생각해봤죠.. 직업에 대해, 미래에 대해....하지만 결론은 고물상을 창업하려했던 생각은 끝까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그 이듬해 전문대학에 원서를 넣었습니다. 하고자 하는 공부가 일에 접목이 될 수도 있겠더군요. 낮에는 열심히 돈 벌고, 밤에는 또 나름대로 학과 공부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지금은 어렵게 대학을 졸업했고..꿈에 절반도 이룬 셈입니다... 사람들이 말하는 직업의 귀천..사실, 있을 수도 있겠죠... 하지만 내가 가진 직업의 귀하고 천하고.. 그 기준은 주위 사람들이 정해주는 게 아니라 자기 자신의 마음가짐에 따라 평가받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됐습니다. 가끔 시큼한 땀 냄새와, 후줄근한 작업복이 맘에 안들 때도 있지만, 열심히 살아가는 흔적이라 생각하며 또 힘을 냅니다..건전한 생각을 갖고 최선을 다해 사는 삶..제 미래는 결코 어둡지 않겠죠? 오늘 참여해주신 충남 보령 김건우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