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5일 방송분

얼마 전, 우리 부부 싸움의 발단은 바로 친구녀석 때문이었습니다.. 그 친구는 저와 고교시절부터 잘 지내온 친구인데요.. 공교롭게도 같은 직장에.. 같은 아파트까지 살게 됐죠.. 그러다보니 직장내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일체 얘기하지 않는 저와는 반대로 미주알 고주알 하루일과를 아내에게 보고(?)하는 친구녀석 때문에 곤혹스러울 때가 종종 있는데요. 이번에 또 한번 우리 부부에게 전기를 안겨주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얼마 전, 직장에서 특별 보너스가 나왔는데..결혼하고 지금껏 제 손으로 부모님께 용돈 한번 제대로 드리지 못한 게 아쉬워 아내 몰래 그 돈을 몽땅 부모님께 드릴 생각이었죠.. 그런데 이 친구가 문제였습니다. 분명 제수씨에게 말할 게 뻔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뇌물성으로 소주한잔을 사주고, 일대 비밀을 지켜줄 것을 약속받았죠.. 비밀이 탄로 나면 열 배로 술을 사줘야 한다고도 못을 박았습니다. 그런데 일주일도 못 가, 일하는 중..아내로부터 전화를 받았습니다.. "여보... 재원이네는 특별 보너스 나와 쇼핑하러 간다는데... 무슨 소리야?" 드디어 올 것이 오고 말았구나....당장 친구에게 달려가 따지듯 물었죠... "말하지 말랬지! 특별보너스 '특' 자도 꺼내지 말랬잖어..." 했더니, 그 친구 하는 말..."어... 나도 집사람한테 밖에 말 안 했는데...." "그렇게 입이 근질 근질 해? 앞으로 너와는 모든 인연 끝이다....." 하고 퇴근 후, 부랴부랴 집에 가서 아내에게 자초지정을 얘기했죠..그랬더니, 자기만 바보 만든다고... 사정얘기 하면 안 들어 줄까봐 악덕 아내, 며느리 만드냐며 울고 불고 몇 날 며칠을 말도 안하더군요. 그래서 며칠동안 문자로 "여보...당신한테 솔직히 말하지 못한 거 미안해..." 이렇게 미안함을 담아 문자를 보냈죠.. 그랬더니 사흘째 되던 날..드디어 출근 하는데 문자가 왔습니다.. "며칠동안 곰곰이 생각해 봤는데..그 동안 내가 더 미안해요.. 그동안 부모님 용돈이 너무 적었던 것 같아요...그리고 올해부터는 부모님 용돈 더 부쳐 드리자구요...."아내의 배려와 사랑으로 무사히 위기를 넘길 수 있었죠... 그리고 전화위복이라고 오히려 더 좋은 결과를 얻게 됐는데...입 싼 친구에게 고마워해야 할까요? 오늘 참여해 주신 전주 효자동 정재엽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