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2일 방송분

긴 머리 고무줄로 질끈 동여 묶는 헤어스타일만 벌써 5년째.. 나도 이런 자신이 지겨운데, 매일 봐야하는 남편과 딸은 또 얼마나 지겨울까..?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큰맘 먹고 시내 중심가의 대형 미용실로 향했죠. 번쩍번쩍한 샹들리에가 걸려있고 종업원들이 입구에 서너 명이 죽 늘어서서 인사를 해주니 황송해서 어쩔 줄 모르겠고....왠지.. 기가 좀 죽었습니다.. 예뻐지려고 온 건데..지나친 환대에 오히려 너무 신경 안 쓰고 나온 것 같아 민망하기까지 했죠. 하지만 내 돈 내고 온 건데? 뭐 ..당당해지자! 마음먹고, 머릴 맡겼습니다.. 손톱 관리도 받았죠.. 거칠고 정리 안 된 손을 남에게 맡기는 것이 영 쑥스러웠지만, 깨끗이 정리된 손톱을 보니 기분도 좋아지더군요... 머리, 손톱..모두 완성이 됐고..계산을 하는데..동네 미용실보다 딱 2배 비싸더군요... 깜짝 놀랐지만 자주 오는 곳도 아니고...이 정도쯤은 나도 쓸 권리가 있다며 위안을 삼았죠.. 퍼머하는 동안 안경을 벗고 있어서 잘 몰랐는데... 쓰고 자세히 보니 '나에게 이런 모습이 있었나~?'싶을 정도로 참 활기 있게 보이더군요. 옆에서 딸아이도 "우리엄마 진짜 이쁘다~"하며 칭찬해주니 자신감 100 배 상승~~ 왜 진작 가꾸고 살 생각을 하지 못했나 후회가 되더군요. 이렇게 한결 기분이 좋아지고 그 동안 쌓인 스트레스도 확 날아가는데... 집으로 오는 발걸음이 가벼웠습니다...퇴근 후, 돌아온 남편의 표정도 궁금해졌죠. 그런데 집으로 오는 길.. 카메라를 든 남자와 화장을 곱게 한 여자가 맞은편에서 걸어왔습니다. 자세히 보니 지역방송 로고가 보이더군요... 한데...바로 제게 다가오는 게 아니겠어요~인터뷰 좀 하고 싶다는 것이었죠.. 속으로 '오늘 머리도 했겠다..화면 발 좀 받겠네!' 하며 자신 있게 하겠다고 했는데... 리포터 하는 말.. "아니요~ 어머니 말고 귀여운 따님이요~" 하지만 저도 TV에 나오고픈 마음에 인터뷰하는 아이 옆에 웃으며 서 있는데.. "아주머니는 한쪽으로 나오시구요.. 아이만 갑시다~"냉정한 카메라맨의 한 마디.... 기분이 좋아서 제가 너무 오버했나봐요... 하지만..머리 스타일 하나로 상쾌했던 하루..가끔 이런 변화 필요한 것 같네요..~~ 오늘 참여해주신 전주 우아동 서지연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