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4일 방송분

가정에선 가정대로 커 가는 아이들 격세지감에..직장에서는 또 직장대로 윗사람 눈치보랴.. 밑으로는 차고 올라오는 젊은 친구들 경계하랴..이래저래 고민이 많은 40대 가장입니다. 회사에서 지친 몸을 이끌고 집에 가면 예쁜 마누라가 곱게 화장하고, 애교로 하루의 피로를 풀어주는 것..어찌 보면 모든 남성들의 바람인지 모릅니다.. 사실, 전에는 저도 모든 여자들이 집에서는 화장을 안 하는 줄만 알았습니다. 그런데 그런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알게 된 계기라면...어느 날 직장동료의 집을 갑자기 방문한적이 있는데 부인이 곱게 화장하고 단정하게 남편을 마주하는 게...제겐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갑자기 그와는 대조적이게 매일 부스스한 모습으로 저를 기다리는 아내 생각이 나더군요. '우리 집사람도 좀 신경을 쓰고 있으면 좋으련만..' 하는 생각과 함께 그 날도 직장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고스란히 담아 집으로 향했죠. 그런데 여전히 그런 아내의 얼굴을 보니 해서는 안 될 말들이 거침없이 내뱉어 나오더군요. "당신은 매일 자다 일어난 것처럼 얼굴이 그게 뭐야..또 머리는 어떻고... 손질 좀 하지...내가 집에서 무슨 기운이 나겠어?" 그렇게까지 할 생각은 아니었는데..조용히 듣고 있던 아내 눈에서 참았던 눈물이 주르르 흐르더군요..그리곤 화장대에 있는 화장품을 몽땅 가지고 와 제게 안겨줬습니다. 화장품 값을 아끼고자 옆집 아줌마가 피부에 안 맞는다고 주는 화장품 또는 이웃집 누군가 화장품을 사러 갈 때 따라가 얻어왔다는 샘플로 가득했죠.. 그러고 보니 아가씨 적엔 제법 멋도 낼 줄 알았던 아내입니다. 단지 제게 신경을 안 쓰는 것 같은 서운함에, 화장품 값 한푼이라도 아끼려는 아내의 심정과.. 여자라면 누구든 예뻐지고 싶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하는 마음을 간과하지 못했던 겁니다. 정말 마음이 짠해오더군요.. 나 힘든 것만 생각하고, 정작 적은 월급으로 이래저래 쪼개고 또 쪼개면서 자신은 돌 볼 틈도 없이 달려온 아내에게 미안해졌습니다. 다음날은 그런 아내를 위해 화장품 가게에 들렀죠. 그리고 화해의 의미로 생맥주 집에서의 만남을 제안했습니다. 물론, 미리 사 놓은 화장품을 손에 쥐어 줬고.. 생각했던 것보다 더 크게 감동하는 아내를 보며.. 그동안 일에 찌들어 잊고 지낸 게 참 많았음을 새삼 깨달았죠. 우리는 오랜만에 두 손을 꼭 잡고 집으로 향했죠. 혹 저처럼 '왜 우리 아내는...'이라는 불만을 갖고 계셨던 분이라면, 먼저 아내의 화장대를 살펴보세요...그러면 하고 싶었던 말...다시 한번 생각해 볼 기회가 생길 겁니다.. 오늘 참여해주신 정읍 장명동 오상국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