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3일 방송분

얼마 전, 시작하게된 붕어빵 장사..작년 가을부터 함께 지내시게 된 어머니께 아이들과 집안 일을 모두 맡겨놓고 장사에 매달리게 됐죠.. 하지만 짬짬이 어머니께서는 포장마차에 나오시곤 하는데요. 그건 바로 저의 불규칙한 식사 때문이죠. 붕어빵과 어묵으로 대신한다해도 한사코 따뜻한 밥을 먹고 오라며 성화이시죠.. 장사하는 곳은 바로 집 근처이기에, 대신 잠시 포장마차를 봐 주실테니 집에 다녀오라는 말씀이셨죠. 며칠전도 그런 어머니의 성화에 못 이겨 집에 가보니 언제 그리도 깔끔하게 치우신 건지 제가 미처 치우지 못해 늘어놓은 것들도 모두 정리가 돼 있더군요.. 그리고 대신 구수한 된장찌개 냄새가 저를 반겼습니다. 사실 빵을 굽는 내내 허기가 졌었는데, 손수 차려놓으신 밥상을 대하면서 힘들었던 순간들도 잊게 되더군요. 빈속을 채우고 안방으로 들어가 보니, 얼마 전부터 흐린 시야를 비벼가며 짜고 계시던 스웨터가 옷걸이에 가지런히 걸려 있었습니다. 밤잠도 설치면서 한올..두올 떠놓으셨을 그 스웨터..어머니의 수고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죠. '우리 할머닌 요술쟁이~...'라며 입을 함박만큼 벌리고 살뜰한 할머니를 찬사하는 아이들의 웃음 속에서 저는 더욱 따뜻한 사랑을 느꼈습니다. 제가 참 좋아하는 바이올렛 색에 드문드문 빛나는 반짝이 실이 혼합된 그 옷은 어느 곳에서도..또 거액을 주고도 살수 없을 거라 느껴졌죠.. 올을 입고 거울 앞에 섰는데 자꾸만 눈물이 흘렀습니다. 그저 자식 잘되기만 학수고대하시던 어머니께 늘 근심만 드린 못난 아들며느리인데.. 그렇게 좋아하시던 시골 경로당 친구분 들과도 이별하고, 이곳으로 오셔서 기꺼이 뒤치다꺼리를 다해주시는 어머니... 저는 세상에서 가장 값진 그 스웨터를 입고 며느리대신 빵을 굽고 계실 어머니께로 갔죠. 겨울바람은 차가웠지만, 마음만은 따뜻했습니다. 부디 어머니께서 새해에도 건강하셔서 꼭 저희가 다시 일어서는 모습을 보셨음 좋겠습니다.. 그런 날이 꼭 오리라 믿으며, 사랑 받고 사는 이 며느리는 또 희망을 구우러 나갑니다... 오늘 참여해주신 익산 부송동 정윤미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