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2일 방송분

저는 2주 후, 결혼을 앞둔... 그리 눈부시진 않지만 원숙미 하나로 기대에 부풀어 있는 예비 신부입니다.. 우린 흔히 말하는 헌 신랑..헌 신부이죠. 서로 얼굴만 보고 있어도 좋았던 시절.. 집안 사정이 좋지 않은데다 학생신분이었던 남편으로 인해, 우린 결혼식을 대신해 간단하게 언약식만 올려야 했죠. 그러나 한시도 떨어져 있기 싫던.. 철없던 시절이었기에, 우린 그냥 형식을 뛰어넘어 함께 하기로 마음먹었죠. 결국 결혼식을 올리기 전에 덜컥 혼인신고를 했고 한 가정을 이루었습니다. 그래서 법적으로 부부는 되었지만, 결혼식이라는 형식을 갖추지 못했기에 언제나 반쪽짜리 부부일 수밖에 없었죠. 그러는 동안 우리의 2세가 태어났고, 남편도 취직을 하게 됐습니다..하지만 직장을 얻었다고 형편이 바로 좋아지는 것은 아니더군요. 그래서 결혼식을 올리기 위해 열심히 돈을 모았습니다. 그 결과, 어느 정도 자금이 마련되어 결혼식을 할 준비를 하고 있었죠. 그런데 집안에 시련이 닥쳤습니다. 시아버지께 병마가 찾아온 것이었습니다. 급성신부전..... 진정, 가족들의 단결이 필요했던 시기가 온 것이었죠. 신장이식이 최선의 치료라는 병원 측의 진단아래 4남매는 맞는 신장을 찾기 위해 검사를 했습니다. 다행이 작은 아주버님의 신장이 맞아 이식 수술을 하게 되었고, 결과도 좋았습니다. 저희는 신장 대신 그동안 열심히 모은 돈을 수술비에 보탰죠... 사실 결혼식 계획을 다 세워놓고, 갑작스런 일에 아쉬움이 없었던 건 아닙니다. 하지만 이 시점에서 진정으로 중요한 게 뭔지를 한번 더 생각했죠. 마음은 흐뭇했습니다. 진정으로 아버지의 회복을 기원했구요. 그 후, 2년여의 시간이 흘렀고..아버지는 사회활동을 해도 충분할 만큼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왔습니다. 그래서 이번엔 그동안 미뤄왔던 결혼식을 올리게 된 것이죠. 형식이란게 꼭 중요한 건 아니지만, 그동안 반쪽 부부로 살아온 것 같아 마음이 걸렸거든요. 꼭 9년 만에 온전한 부부로서 삶을 찾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왜 그리 많은 시간이 필요했는지...하지만, 지난 삶을 후회하진 않습니다. 무모했지만 사랑했기에 시작했고, 진정한 아름다움이 뭔지 알기에 아주버님의 건강을 기원했습니다. 늦었지만 진정한 부부로서의 힘찬 첫 걸음에 모닝쇼에서 축하와 격려를 부탁드립니다.... 오늘 참여해주신 전주 삼천동 양원숙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