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0일 방송분

제게는 아주 멋지게 사는 친구가 하나 있습니다. 저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고 우아한데다..게다가 좋은 직장까지... 무엇을 해도 멋지게만 보이는 그런 친구.. 사실, 가장 부러운 것은 지금까지 화려한 싱글로 자신의 일에만 푹 빠져 산다는 것입니다.. 제가 아등바등 아이들 뒤치다꺼리하며, 푹 퍼진 아줌마가 되어 있는 지금.. 그 친구는 아가씨 같은 몸매에 나이에 비해 10년은 젊어 보이는 모습을 하고 있죠... 제가 볼 땐 세상에서 부러울 것이 하나도 없을 것 같은 친구..가끔 얄미운 남편, 말 안 듣는 아이들과 부대껴 사는 제가 부럽다고 해 말도 안 되는 얘길 하곤 하는데요.. 친구는 저처럼 아이 학원비 먼저..남편 옷 먼저 챙겨주기 위해 끙끙대지 않고 철마다 옷을 사 입고, 그릇을 바꾸고, 분위기에 맞게 커튼과 이불을 장만해가며 살고 있죠. 그러면서 때때로 저를 위해 옷가지를 챙겨주기도 하고, 새것이나 다름없는 중고 가전제품을 주기도 합니다...사실..자존심 상한다기 보다는 친구 하나 잘 뒀다는 아줌마 같은 발상을 하기 시작한지 오래이죠.. 그런데 얼마 전...그 친구, 연락이 좀 뜸하더니...심하게 아팠다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하는 말... "아픈 것도 아픈 거지만, 외로워 죽을 뻔했어.." 아픈 데 식구들 밥 해 먹이고, 아이들..남편 챙겨줘야 하느니..차라리 혼자 누워있는게 나을 것 같은데..저는 친구가 호강에 겨운 소리를 한다며 오히려 핀잔을 줬죠.. 친구는 제가 자기를 이해하지 못한다며 아쉬워하더군요.. 그런데..며칠 전, 이번엔 제가 독감인지..심한 몸살감기에 걸렸습니다.. 아무것도 할 수 없어 꼼짝없이 누워 있어야 했는데요...매일 저녁 송년회다 뭐다 해 새벽에 들어와 속을 썩이던 남편이 어쩐 일인지 일찍 귀가해 식사와 청소를 해줬습니다.. 뿐만 아니라 초등학교 5학년, 3학년..하루도 편히 지나가는 날이 없던 말썽꾸러기 아들 녀석들도 제 옆을 지키며 이마에 수건을 얹어주더군요.. 평소에는 정말 몰랐는데..아플 때 저를 위해주는 가족이 있다는 게 얼마나 힘나는 일인지 새삼 깨닫게 됐죠. 혼자서 우아하게 사는 친구가 떠오르더군요.. 늘 외롭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는데, 전 그냥 복에 겨운 소리라고만 했거든요... 항상 저를 귀찮게 하고, 번거롭게만 한다고 생각했던 아이들과 남편.... 내 가족이 있다는 게 얼마나 소중하고 든든한 것인지 절실히 느꼈죠... 행복지수, 그것..생각하기 나름이죠~~ 오늘 참여해주신 군산 문화동 최미정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