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 초부터 가계부를 쓰다가 중간에 포기하고 또 못쓰기를 여러 해...
그 이유를 생각해 보니 가계부를 쓰려고 지갑에서 잔돈을 꺼내 놓고
십원짜리 오십원짜리 백원짜리 등등..잔돈까지 매일 맞추려다 보니
귀찮고 계산도 잘 맞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결국 포기하고 또 흐지부지하게 됐죠...
그렇게 해서 생각해 낸 게..가계부 쓰는 요령을 바꾸는 일이었습니다.
천 원 단위로 가계부를 쓰고 남은 잔돈은
무조건 저금통에 넣기로요...
그런데 일반 돼지 저금통은 다시 찢어서 사용할 수 있다는 생각에
저만의 특이한 저금통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죠....
그러다 개발해낸 게 부탄가스 저금통이었습니다.
다 쓰고 나면 구멍을 내 버리는 부탄가스..
재활용에도 좋겠다는 생각에 동전을 넣을 수 있을 만큼 찢어 저만의 저금통을 만들었죠..
그랬더니 정말 훌륭한 저금통이 됐죠...
하나가득 차면 무게도 꽤 나가고 그렇게 해서 모아놓은 가스통 저금통이
10개가 되더군요...
'얼마나 될까?' 그러다 얼마 전, 호기심에 개봉을 했습니다..
3년을 모은 가스저금통은 거금....백 이만원이더군요..
정말 가계부에도 없는 적금을 탄 셈인데요..
복권에 당첨된 것 같기도 하고, 공돈이 생긴 것 같아 가슴이 뛰었습니다...
어떻게 쓸까 고민하다 평상시엔 하기 힘든 일을 하기로 마음먹었죠..
물론 신랑과 함께 여행이라도 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시부모님 보약을 해드리기로 결정했습니다..
여지껏 받기만 하고 제대로 해드린 것도 없는데 부모님 건강을 위해
큰 선물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마음이 따뜻하고, 부자가 된 듯 뿌듯했습니다.
앞으로도 이 가스저금통에 계속 저축할 생각인데요...또 어떤 목표를 세울지...
벌써부터 행복한 고민에 빠져봅니다..
오늘 참여해주신
전주 인후동 박정희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