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전주보호관찰소 집행팀에서 근무하며 법원으로부터 부여받은 사회봉사명령을 집행하고 있습니다.
항상 출퇴근 시간 라디오를 접하면서도 그저 다른 누군가의 소소한 일상들을 전해주는 이야기 보따리 정도로만 여겨왔었는데 이렇게 또다른 누군가에게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의 모습을 소개하려니 그동안 무심코 흘려들으며, 어떨땐 비웃으며, 하찮은 사연들이라고 치부했던 이야기들이 그들에겐 참 소중한 모습이었을 꺼란걸 생각하게되니 죄송하고 부끄러운 마음을 감출수가 없습니다.
오늘 많은 사람들에게 꼭 전해드려야 할 소중한 분들이 있어 용기를 내어봅니다.
올 한해 소년소녀가장, 장애인, 독거노인의 집을 일일이 방문하여 도배를 하고 장판을 깔며 무엇보다도 값진 땀방울을 흘리신 128명의 사회봉사명령 대상자들이 그분들입니다.
무더운 여름.
7평 남짓하는 공간에 빼곡히 들어찬 많은 짐들과 여기저기서 나타나는 바퀴벌레들...처음엔 흰색이었을 누렇고 검은 벽지와 너덜너덜해져 바닥이 드러나는 장판, 콧속을 자극하는 알수없는 악취와 10년은 족히 되었을 장판바닥의 시멘트 묵은 먼지속에서 자신의 지난 과오를 어려운 이웃에게 보상하며 참 많은 땀을 묵묵히 흘렸던사회봉사명령 대상자분들 모습이 생생합니다.
‘시간만 때우면 되지...’라는 생각보다는 자신의 부모님, 자식들의 집처럼 정성으로 봉사하는 모습들을 지켜보았기에 오늘에야 그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보냅니다.
1년이 지난 지금.
151세대의 소외된 이웃들과 함께 기뻐하고 안타까와했던 봉사자분들을 기억해보며,
그분들이 되돌아간 사회속에서 편견이라는 큰 시련이 닥치지 않도록 여러분들이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 주시길 바랍니다.
끝으로,
사회봉사명령을 마치고 다시 시작하는 한분..한분, 하나...하나의 일상들 속에서 오랫동안 여운으로 남을 귀중한 시간이었기를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