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8일 방송분

저는 요즘, 한식 조리사 시험에 대비해 요리 학원에 다니고 있습니다. 음식 솜씨가 뛰어나서가 아닌 오히려 그 반대이기에 내린 선택이었죠.. 오전 9시부터 강의가 시작된다는 부담을 빼곤, 정말 잘 했다고 느끼는 요즘입니다. 자격증을 취득하려는 이유는 딱히 없습니다..워낙 요리 솜씨가 없는데다, 시어머니께서 해마다 김치 담가 주시고, 큰일이 있을 때마다 달려와 도와 주시니 그럭저럭 견뎌 왔는데, 이번에 어머니께서 건강이 나빠지시면서...의지만 하며 살아선 안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죠.. 그런데 처음 생각과 달리 막상 다양한 요리 세상에 입문을 하고 보니, 정말 즐겁고..신비스럽기까지 하더군요. 처음, 제가 요리 학원에 등록했다니 가장 반기는 사람은 다름 아닌 남편이었습니다. 이젠 제대로 된 음식을 먹겠다구요..하지만 한 달이 지난 지금... 남편은 제게 요리를 못하게 합니다. 제 딴엔 학원에서 배운 것을 집에서 실습해봐야 할 것 같아 그 날 즉시 복습을 하는 편인데, 남편은 도저히 먹을수가 없답니다. 모양만 좋지 간이 하나도 안 맞는다는 것이 남편의 대답이었죠.. 사실 제가 봐도 맛보다는 모양에 치중한 건 사실인데요.. 조리사 시험의 합격 기준이란게 맛도 중요하지만, 모양이나 규격도 중요하더군요... 그래서 파 하나를 썰어도 도마 위에 자를 올려놓고 썰었죠.. 물론 처음에야 자를 보고도 잘 되지 않았는데, 지금은 대충 감각이 생기더군요. 또 워낙 제가 덤벙대다보니 꼭 한가지씩 실수를 하고, 순서를 빠트리는 경우가 많은데요.. 언제나 완성 속도는 1등인데.. 막상 요리된 걸 훓어보면 제일 엉망이더군요.. 요즈음 요리를 배우면서 느낀건데, '인내'를 참 필요로 한다는 생각이 드네요. 조심스러워야 하고, 또 서두르거나 덤벙되면 요리는 엉망이 된다는 걸.. 요리를 통해 거창하게는 삶의 태도를 배우고 있죠.. 가끔 요리를 하다 주위를 둘러보면 모두들 참으로 열중하고 있는데요... 그 모습이 참 아름답네요. 저도 언젠가는 남편에게 떳떳이 내놓을 수 있는 경지에 오르겠죠~ 이 중에서도 시험결과에 따라 또 희비가 엇갈릴텐데요... 인내와 끈기, 또 노력으로 열심히 해 준 우리 학원 모든 수강생들이 좋은 결과 얻길 바래봅니다. 오늘 참여해주신 전주 우아동 정순자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