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6일 방송분

얼마 전 아버지께서 고민 끝에 정말 어려운 결정을 하셨습니다. 15년을 다닌 회사가 급격히 어려워지면서 사표를 내 신 것이죠. 어쩔 수 없었다는 걸 알면서도 아버지를 이해할 수 가 없었습니다. 잘사는 집안도 아니고, 은행에 남아있는 빚에, 당장 내년에 동생은 대학에 진학을 해야 하는 상황인데... 안 그래도 저와 어머니, 아버지 이렇게 함께 돈을 벌어도 한달 생활하기가 쉽지 않은 현실인데...딱히 대책도 없이 그렇게 사표를 던져 버리시면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지 정말 앞이 막막하고 가슴이 답답하기만 했습니다. 저는 대학진학도 포기하고 집안의 보탬이 되고자 힘든 것도 다 참아내면서 일했는데, 아버지를 마음속 깊이 원망하고 있었죠.. 그래서 일부로 툴툴거리며 짜증만 내기 일쑤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어머니가 저를 조용히 부르시더군요. "민경아, 지금 누구보다 힘들고 괴로운 게 아버지 시란다. 이런 때일수록 우리가 아버지에게 힘이 되어드려야지.. " 사실..그랬습니다..어머니는 아버지가 사표를 내신 후 더욱 달라지셨습니다. 더 신경 쓰고, 세심한 것까지 하나하나 챙겨드렸죠... 직장에서 일을 하다가도 아버지가 매 끼니 때를 놓치진 않으셨는지.. 꼬박꼬박 전화해 챙기고, 아버지가 "내가 빨리 일자리를 구해야 하는데.." 하고 걱정하시면... "여보, 너무 서두르지 말아요... 당분간은 집에서 당신이 편하게 쉬었으면 좋겠어.."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저녁식사는 아버지를 위한 특별 보양식과 맛있는 음식들로 가득 채워지고, 물을 따뜻하게 대 펴 아버지의 발을 손수 닦아드리기도 했습니다..그리곤, "여보, 당신 발이 너무 못생겨졌어.. 발이 이렇게 될 때까지, 얼마나 힘이 들었던거야?" 되도록 아버지가 편안히 쉬실 수 있도록 노력하는 모습을 보며, 제가 못됐다는 생각이 들었죠... 정말 가장 힘들어하실 분은 아버지와 어머니 이신데... 괜히 심술만 낸 제 자신이 부끄러웠습니다. 그 날 저녁.... 우린 아버지를 위한 파티를 준비했죠.. 그리고, 그 때 어머니의 한마디. "여보, 정말 힘들고 고단했던 여정을 끝내고 다시 우리의 품으로 돌아온 것을 축하해요..아직 늦지 않았으니, 우리 이제 시작합시다.." 두분의 모습을 보며 이런 게 행복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상에 돈이 전부라 하지만 이런 행복이 없으면 무슨 맛으로 살겠어요!! 전 이제 알 것 같습니다. 아내가 사랑받는 법을 말이죠~~~ 오늘 참여해주신 충남 보령 조민경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