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8일 방송분

지금으로부터 3년 전.. 딸아이 초등학교 1학년 때... 또래에 비해 키가 작은 편이었던 딸아이의 자리는 예상대로 맨 앞이었습니다.. 1학년 여름방학이 지날 때까지는 자기가 맨 앞자리에 앉게 된 것에 대해 큰 반응이 없었죠. 그런데 여름방학이 지나고 2학기가 되자, 또다시 자리 바꾸기를 했는데 그 어린 마음에 혹시나 기대를 했나봅니다. 그 날, 집으로 들어오는 딸아이의 눈이 발갛게 부어있었죠..제가 다그쳐 묻자, 다시 소리를 내며 울더니 "엄마 또, 맨 앞자리에 앉게 됐어" 얼마나 서럽게 울던지...학교에서부터 집에 올 때까지 내내 훌쩍이며 왔던 것 같더군요.. 사실 남편은 키가 큰 편인데, 제가 표준 키에 못 미치거든요.. 제가 딸아이 심정을 좀 알죠..초등학교부터 학창시절... 거의 앞자리를 지켜왔거든요.. 그 당시 저도 뒷자리에 얼마나 앉고 싶었던지... 저는 그때부터 딸아이에게 키 작은 사람들 중 훌륭한 인물들에 대해 일러 줬고, 지금부터라도 음식을 골고루 먹으면 키가 자랄 수 있다고 얘기해 줬죠... 그제야 좀 안심을 하더군요.. 그렇게 1, 2학년 학교생활을 마치고 어느덧 3학년이 됐죠.. 역시 맨 앞에 앉게 됐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선생님께서 자리 바꾸기를 하셨답니다.. 사실, 딸 아이 이번에도 별 기대를 안하고 있었는데요..집으로 돌아온 아이가 크게 기뻐하며 제게 안기더군요.. "엄마, 오늘 자리 바꿨는데..나 네 번째 자리에 앉게됐어..." 그 순간 제 귀를 의심하기 시작했죠 "설마....진짜?" 하고 묻자, "사실은 선생님께서 마음대로 앉아보라고 하셨는데, 내가 재빨리 네 번째 자리로 가서 앉았어" 딸아이도 웃고, 저 또한 얼마나 웃었던지... 그래도 집으로 오면서 얼마나 좋았으면..'내 자리는 네 번째다... 내 자리는 네 번째다...' 마음속으로 외치면서 왔다고 하더군요...그 얘길 듣는 순간 눈물이 날 뻔했습니다... 그동안 말은 안 했지만, 마음 속으로 얼마나 바라고 바라던 일이었던지요.. 그 다음날 아침부터 한결 좋아진 딸의 기분..새로운 활력소가 된 것 같습니다.. 그런 아이를 보니 제 마음도 다 편안해지더군요..그동안 은근히, 이 작은 엄마의 키를 물려받아 고통받는 건 아닌가.. 마음이 무거웠는데..그 속에서 야무지게 나름대로의 방법을 찾아내는 것 같아 뿌듯했습니다...지금부터라도 음식과 운동..키가 자랄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좀 더 신경써야 겠네요. 오늘 참여해주신 전주 인후동 장진숙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