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없이 생활한지 3주째, 아침마다 소리없는 전쟁이 시작되지요
쌀 씻어 안치고, 잠에 덜깬 아이들을 화장실로 보내 머리감기고, 세면
후 로션 발라주면 "딩동댕~ 취사가 완료되었습니다"하는 알람에 맞춰
아침을 먹습니다. 오늘의 메뉴는 닭죽! 지난 일요일 마트에서 싱싱한
눈빛으로 저랑 마주치길래 사서 인터넷으로 요리조리 요리법 익힌뒤
월요일 아침에 먹었는데, 아이들이 다시한번 해 달라고 해서 연 이틀
등장하는 메뉴입니다. 3주 전 "여보 나 집에서 공부하면 집중이 안되고
자꾸 딴 생각하게 돼, 앞으로 엄마집에서 다닐테니깐 당신이 아이들
데리고 있어줘~ 알았지!"하는 이별을 통보받고 그 까지 것 자취생활
3년 군대생활 3년을 해낸 내가 그까짓 5개월을 버티지 못할까 "알았어
열씸히 하고와~"하면서 시작된 생활 3주차... 아직도 적응하지 못해
퇴근하면 아이들 알림장, 숙제장, 준비물, 저녁식사, 빨래, 집안 정리,
청소, 옷다리기등 좌충우돌 부딪치기 쉽상입니다. 이런 제가 안쓰러웠
는지 4학년 딸아이가 "아빠 오늘은 내가 밥 해놨어"하고 2학년 아들녀석
은 "나 설겆이 많이 늘었지하면서~" 제 어깨를 가볍게 해주네요..
그동안 맞벌이를 하면서도 퇴근 후 아내가 해왔을 일들을 엄마라서,
여자라서 당연하듯 지켜보기만 한 제가 초라해 지고, 많은 일을 거들어
주지 못한 것이 미안하기만 합니다. 올해로 11년동안 제 곁에 있어준 고
산농협에 근무하는 아내 "임희숙" 소중한 당신에게 감사드리며 내년 3월
시험에 꼭 합격하길 바랄게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