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땜에 산다

씽크대 개수대가 막혀 봐달라고 했더니...제대로 막기는커녕 밑에서 물이 뚝뚝 떨어졌습니다. 액자를 좀 걸어달라 했더니..벽을 뚫지 못해 끙끙대로 있더군요... 누구 얘기냐구요? 바로 변변치 못한 우린 신랑이죠.. 뭔가 일이 척척되는가 싶으면, 결국 '그러면 그렇지..'가 되곤 합니다... 우리신랑은 늘 이렇답니다. 덩치는 산만하고, 외형은 그야말로 남자다운 남자인데 남자답고 털도 북실북실... 진정 남자다운 외모를 소유 하고있지만... 늘 이런다.. 겉모습은 산적인데 알고보면 온실속에서 자란 화초처럼 귀하게(?)자란것이다. 답답해진 나는 여태껏 스스로 못을박고 형광등 갈고... 상식적으로 남편 이 해야하는 일들을 내가 해왔으나.. 이러면 안되겠다 싶어.. 신랑을 교육시킬 요량으로 얼마전부터는 답답해도 꾹참고 기다려왔다... 현관문짝이 쫌 잘못되어 고쳐달라했는데.. 자기딴애는 고쳤지만.. 나사가 다시 빠지고 빠지고... 싱크대도 열심히 고쳐서 막힌 이물질 제거 하고 물새지말라고 실리콘도 발라놓았건만.. 접촉부위를 꽉 조이지 않고 실리콘을 발라 물어 더 줄줄 흐른다. 화가난 나는 신랑한테 퍼부어댔다... " 뭐 하나를 시키면 똑부러지게 잘하는게 하나도 없어.. 차라리 내가할껄 그랬어~ 정말 짜증나 " 그랬더니 우리신랑은 말한다... 난 열심히 했단말야... 그럼 여태껏 내가 노력한건 다 의미없고 맨날 난 혼만 나는거야? 난 당신모기물릴까바 새벽마다 3시에 일어나 모기잡고, 몇일전부터 빌라계단전체에 전기가 안들어오길래 당신 넘어질까바 한전에 전화해서 전기도 들어오게 했는데.... 그런건 다 소용없고 맨날 혼만나는거야? 이구~~~ 여봉~~ 내가 너땜에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