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시험을 보기 위해 한양으로 떠나던 한 선비가 나루를 건너게 됐습니다.
그런데 그 선비는 배우지 못한 사람을 보면 공연히 한 번 건드려 보고 약을 올리는
악취미를 갖고 있었죠.
그가 나룻배에 올라타고 보니 손님이 자기밖에 없는 지라 좀 심심해졌습니다.
유식한 말 몇 마디라도 나눠야 선비다운 긍지를 과시해 볼 텐데
선비는 마침내 어리석어 보이는 사공에게 실력 과시도 할 겸 장난기를 발동시켰죠.
"여보, 사공...혹 논어를 아시오?" "처음 듣는 소린데요.."
"논어도 모르고 무슨 맛으로 세상을 사오..사공은 살아 있기는 하지만 목숨의 4분의 1은
없는 거나 마찬가지요.."
선비는 사공에게 다시 맹자에 대해 물었습니다..
"사공은 맹자라는 말을 들어봤소?" "그것도 처음 듣는 소린데요.."
"허허, 사공의 목숨은 절반이 없는 것과 같구려..맹자도 모르다니..그럼 중용은 아시오?"
"그건 더 모르겠는데요..그것이 모두 어디 써먹는 것이죠?"
"허허, 사공은 목숨이 없는 거나 마찬가지요.."하며 비웃듯, 웃음을 흘렸습니다.
이렇듯 사공이 풋내기 선비의 얘기를 듣다보니 괘씸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심사가 뒤틀린 사공은 물살이 센 곳으로 배를 저어 나가기 시작했죠.
그러자 얼굴이 새파랗게 질린 선비가 "여보, 배가 왜 이 지경이오?"
"물살이 세니 어쩔 수 없소..." "아니, 어떻게 힘을 좀 써 보시오.!!"
"선비님 당신은 노를 저를 줄 아시오?" "아니 못해 봤는데요.."
"그럼 당신의 목숨은 내게 달렸구료..그런데 당신은 헤엄칠 줄 아시오?"
"아직 못 배웠는데요.." "그럼 당신의 목숨은 몽땅 없는 거나 마찬가지요..
난 내 목숨밖에 건질 줄 모르오.."하면서 사공은 일부러 배를 뒤집을 듯 장난을 쳤죠.
선비는 사공의 다리를 붙들고 떨며 살려달라고 외쳤습니다...
그러자 사공이 대답하길, "논어님이 살려 줄 텐데요..." 선비는 그제서야 자신의 오만함을 깨달았죠.
오늘 참여해주신
익산 신동 이치연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