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과 오랫동안 친구로 사귀어 온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는 무슨 일이 벌어지기만 하면 무조건 이렇게 말했죠.
"그거 참 잘된 일이군!" 입버릇처럼 이렇게 말하는 그가 어느 날 왕과 사냥을 떠나게 됐습니다.
그 친구는 총알을 장전해 왕에게 내밀었죠. 그런데 왕이 총을 받아들다 그만 실수로
방아쇠를 잡아당겨 자신의 엄지발가락을 맞춰 발가락이 잘려 나가고 말았습니다.
그 광경을 곁에서 지켜보던 친구가 평소 습관대로 이렇게 말하고 말았죠.
"그거 참 잘된 일이군.." 왕이 그 말을 듣고 화가 나 그를 감옥에 가두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일년 후, 왕은 또 사냥을 즐기다 자기도 모르게 식인종들이 들끓는 지역으로
들어가게 되었죠. 결국 왕은 식인종들에게 잡히는 신세가 됐습니다.
식인종들은 왕의 손발을 묶어 장작더미에 올려놓고 불을 붙이려고 하다
엄지발가락이 잘려 있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식인종이지만 몸이 온전히 않은 사람은 절대 해하지 않는다는 불문율을 갖고 있었던
그들은 왕을 쓸데없이 죽일 필요 없다고 생각해 풀어주게 됐죠.
왕은 자신의 엄지발가락을 잘리게 만든 그 친구 덕분에 목숨을 건졌다고 생각하고는
감옥으로 달려가 그에게 말했죠...
"자네 말이 맞았네..내 엄지발가락이 없어진 것이 아주 잘된 일이었어.."
왕은 그간 벌어진 일에 대해 얘기하며, 자신의 생명을 구해 준 친구를 감옥에 일 년 동안이나
가두어 둔 것에 대해 사과했죠...그 말에 그는 또 이렇게 답했습니다.
"그거 참 잘된 일이군.."
"아니, 또 그 소리인가? 억울하게 옥살이를 했는데, 그게 잘된 일이라니...화가 나지도 않나?"
그러자 그는 혼자 껄껄 웃으며 대답했습니다.
"잘된 일이고 말고요..만약 감옥에 가지 않았다면 왕이 식인종들에게 잡히는 순간
나 또한 왕 곁에 있었을 것이 아니겠소..그렇다면 나는 그들의 먹이가 됐을 게 분명한데..
감옥에 있었으니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요..잘 된 일이지 않습니까..?"
오늘 참여해 주신
군산 문화동 정수영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