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씨는 착하지만 약간 어눌한 부인을 둔 사람이 있었습니다.
돈도 많고 사회적으로도 명성이 있는 집안이었지만, 오직 착한 마음씨 하나만을
보고 며느리를 골랐기 때문에 그런 점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았죠.
시간이 흘러 시부모님이 돌아가셨고, 시아버지의 일주기를 맞이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시아버지 제사를 모시는 날...부인이 제사를 준비하면서 제사상 위의
음식을 이것저것 집어먹고 있었습니다.
모여 있던 친척 어른들이 이 광경을 보고는 너무도 한심하고 기가 막혀
혀를 끌끌 차며 모두 한마디씩 주고 받았죠.
"내가 처음부터 이 집안 며느리로는 마땅 칠 않다고 말했잖아.."
"아니, 어떻게 저럴 수 있어?"
"아니, 제사를 지내기도 전에 상에 올린 음식을 먼저 먹다니....쯧쯧.."
"조카, 우리가 보기에 좋지 않으니 조카 며느릴 좀 말리던가..
아니면 조카가 좀 꾸짖도록 하게나..."
친척 어른들의 핀잔이 이어지자, 조용히 앉아 있던 남편이 어른들에게 다가가더니
이렇게 말했죠.
"그냥 두십시오...선친께서는 저 모자라는 며느리를 무척 아끼고 사랑하셨습니다.
그런데 당신의 상에 오른 것을 사랑하는 며느리가 조금 집어먹었다고
제가 만약 제 안사람을 책망한다면 아버님의 마음이 기쁘시겠습니까?"
남편의 말을 들은 아내는 그래도 남편이 자기편에서 어른들게 한마디
해 주는 것이 무척 고마웠습니다.
사실, 그 며느리는 평소 시아버지가 좋아하시던 음식을 간이 맞는지 두루 살펴
입에 딱 맞는 음식만 골라 정성껏 상에 놓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오늘 참여해주신
정읍 수성동 강나연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