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롭기로 소문난 스승이 있었다. 어느 날 제자가 스승을 찿아왔다.
집을 구경하던 제자는 진열장에서 주발 하나를 발견하고는 흥분된
목소리로 물어다. "스승님, 이 귀한 주발을 어디서 구하셨습니까?"
그러자 스승은 제자를 힐끗 보더니 심드렁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아, 그거 말인가? 얼마전에 굶어 죽은 거지의 밥통이라네."
제자가 깜짝 놀라 말했다.
"거지 밥통이었다고요?.. 어찌 이 귀한 것을 밥통으로 썼단 말입니까?,
게다가 이 밥통을 팔면 엄청난 돈을 받을 수 있었을 텐데 굶어 죽다니요?"
스승은 여전히 무표정한 얼굴로 대꾸했다.
" 글쎄, 그런데 통을 판다는 것이 간단하면서도 무척 어려운 문제라네"
스승의 대답에 제자는 답답해하며 되물었다. '아니? 그것이 뭐가 어렵단
말입니까? 그냥 팔면 되지 않습니까?"
한동안 입을 다물고 있던 스승이 말문을 열었다.
"그 거지는 배 채우는 데에만 신경을 썼지 자신이 가진 밥통의 진가를
몰랐다네. 자신이 가진것의 진정한 가치를 알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지,
보물을 가지고도 굶어 죽은 이 거지처럼 말일세.
- 행복한 동행 2006년 9월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