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공원에서 풍선장수가 풍선을 팔고 있었습니다. 당골 고객은 당연히 동네 꼬마들이었죠. 하지만 아이들은 노는 데 정신이 팔려 풍선 따윈 안중에도 없었습니다. 장사 수완이 매우 뛰어났던 풍선장수는 아이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빨간 풍선을 하늘로 날려보냈습니다. "어? 풍선이다."아이들이 그 풍선을 잡으려고 우르르 몰려들었습니다. "어....어...."하늘로 날아간 풍선은 아이들의 시선을 한꺼번에 집중시키는 효과를 발휘했죠... 풍선을 놓친 아이들이 죄 몰려와 에워싸자 흥이 난 풍선장수는 파란 풍선, 노란풍선, 하얀 풍선을 하나씩 날려보냈습니다. 차례차례 날아오른 풍선들은 드넓은 하늘로 높이높이 올라갔습니다. 그리고 풍선은 이내 까만 점으로 변해 사라져 갔습니다. 풍선은 불티나게 팔렸습니다. 근처에 있던 아이들이 모두 하나씩 풍선을 사들고 간 뒤 처음부터 물끄러미 그 광경을 바라보던 흑인 꼬마가 풍선장수에게 다가갔습니다. "저...아저씨, 한 가지 궁금한 게 있는데요." 흑인 꼬마는 알록달록한 풍선 옆에 매달린 검정 풍선을 가리키며 말했습니다. "아저씨 만일, 이 검정 풍선을 띄워 보내면 이것도 다른 풍선처럼 높이 날 수 있나요?" 풍선 장수는 곰곰이 생각한 뒤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리곤 꽁꽁 묶어 두었던 검정 풍선들을 모조리 풀었습니다. 끈이 풀린 검정 풍선들이 일제히 하늘로 날아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소년은 검정 풍선이 다른 풍선들과 똑같이 날아올라 점으로 사라질 때까지 눈을 떼지 못했죠. 풍선장수가 소년의 어깨를 감싸며 말했습니다. "얘야, 풍선이 하늘을 날게 만드는 것은 색깔이 아니라 그 안에 든 것이란다." 순간 아이의 표정이 환해졌습니다. 풍선장수의 지혜가 아이의 두려움까지 모두 날려보낸 것이었죠. 오늘 참여해주신 익산 영등동 김정해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