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길을 떠나게 된 어느 장님이 있었습니다.
갈 길이 너무 멀어 해가 체 뜨기도 전에 여행 채비를 하고 있는 장님을 그 친구가
인사차 찾아 왔죠.
장님과 작별인사를 나눈 후 친구는 장님에게 호롱불 하나를 건넸습니다.
"아니 자네는 내가 앞을 보지 못한다는 걸 잘 알면서... 지금 누굴 놀리는가?"
"너무 성내지 말게나, 친구... 이 호롱불은 자네를 위한 것이 아닐세.
이 어둠 속에 길을 가다가 다른 사람이 자네를 못 보고 부딪칠까봐 그래서 준비한 걸세."
".........."
장님은 친구의 배려 앞에 조금은 머쓱해 하며 친구가 준비한 호롱불을 들고
가족과 친구를 뒤로 하고 아직은 어두운 길을 떠났습니다.
한참을 가고 있는데 어떤 사람과 장님이 부딪치고 말았습니다.
장님은 깜짝 놀라며 큰 소리를 쳤죠..
"아니 당신은 내가 든 이 호롱불도 보지 못했소?"
장님은 손에 쥐어든 호롱불을 생각하며 속으로 내심 우쭐해 하며,
부딪힌 사람에게 버럭 화를 냈습니다.
잠시 후 부딪친 남자가...
"아, 그랬군요. 그래서 호롱불이 꺼진 줄 을 모르셨군요. 죄송합니다."
장님과 부딪친 남자는 그에게 소리를 지르는 사람이
앞을 볼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아차렸습니다.
의기양양해 하며 그 남자의 사과를 기다리던 장님은
남자의 말에 순간 할 말을 잊었습니다.
오늘 참여해주신
충남 보령 장해숙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