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숭아나무를 심는 한 남자가 있었습니다.
그의 꿈은 아무도 모르는 복숭아 꽃밭을 만드는 것이었죠. 그는 혼자 힘으로 황무지의 돌을
골라내고 복숭아 묘목을 심었습니다. 좌절하지 않고 열심히 노력한 끝에 25년 후,
그 황무지는 온통 복숭아꽃으로 뒤덮였죠...
원하는 대로 복숭아밭은 일궜지만, 그 동안 복숭아밭에만 온 재산을 투자하다 보니
생계를 유지하는 건 쉽지 않았고 빚이 많이 늘어난 상태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험상궂은 빚쟁이들이 나타나 돈을 내놓지 않으면 복숭아나무를
베어버리겠다고 협박했죠. 복숭아를 수확하면 갚겠다고 했지만,
악한들은 복숭아나무를 베기 시작했습니다. 남자는 평생의 꿈이 잘려나가는 듯 했죠.
그리고 얼마 뒤, 이번엔 우연히 산책 나온 왕이 아름다운 복숭아 꽃밭을 발견하고는
복숭아나무를 모두 잘라 궁전에 옮겨심기를 명령했습니다.
그래서 다음해 봄, 복숭아밭은 예전의 메마른 황무지로 돌아갔죠..
남자는 더 이상 복숭아나무를 심지 않았습니다. 망연자실해 먼 산만 바라보고 있던 남자에게
마을의 한 노인이 다가와 '왜 복숭아나무를 심지 않느냐'고 물었죠.
남자는 25년간의 보람이 헛고생이 되어버렸고, 다시 나무를 심노라면 다른 사람들에게
빼앗기기 때문이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러자 노인이 매우 실망한 듯 말했죠.
"노력이 물거품이 되었다고 해서 포기한다면, 자네는 처음부터 복숭아나무를 심을 자격이
없었네. 자, 보게나.. 잘려진 복숭아나무 밑 둥에 새순이 돋고 있지 않나...
실망하는 것도 인간이지만, 꺾이지 않는 것도 인간이라네!"
노인의 말을 듣고 난, 남자의 가슴은 새로운 용기로 두근대고 있었습니다.
그로부터 다시 십 여년 후, 황무지엔 전보다 더 아름다운 복숭아꽃이 만발했죠.
그 향기를 쫓아온 노인에게 남자가 말했습니다.
"저는 그 때 복숭아나무에만 너무 집착해 있었습니다. 이젠 나무가 잘려도
다시 시작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복숭아나무를 심는다는 거죠."
오늘 참여해주신
전주 덕진동 정희수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