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차동님,
봄가을이 오십이 훨씬 넘은 사람이 “김차동의 GOOD MORNING FM"의 애청자라면 아첨 떠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실까요.
아주 오래전에 절친한 어느 분 한테서 들어 메모했던 고 함석헌님의 시한수를 소개 하고자 합니다. 방송은 않되 더라도 어느 분인가 검색하면서 읽으셨다는 것만 해도 감사해야 겠지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만 리 길 나서는 날
처자를 맡기며 마음 놓고 갈만한 사람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 다 나를 버려
마음이 외로울 때에도
“저 마음이야”하고 믿어지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탔던 배 꺼지는 시간
구명대를 서로사양하며
“너 만은 제발 살아다오”할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불 위의 사형장에서
“다 죽어도 너희 세상 빛을 위해
저 만은 살려 두거라“일러줄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잊지 못할 이 세상을 놓고 떠나려 할 때
“너 하나 있으니”하며
빙긋 웃고 눈을 감을 수 있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 찬성보다도
“아니”하고 머리 흔들 그 흔한 그 한 얼굴 생각에
알뜰한 유혹 물리치게 되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