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셋을 둔 노인 내외는 자녀들과 따로 살고 있었는데,
자식들은 날이 갈수록 노부부를 찾는 일이 줄어들었습니다.
그러자 할머니는 노년의 외로움이라도 달래려는 듯 보석이나 장신구 따위의 패물을
사 모으기 시작했죠.
할아버지는 그런 할머니를 몹시 못마땅하게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할머니는 집안에 무슨 일이 있어 며느리들이 다 모이기라도 하면
으레 그 패물들을 보는 앞에 꺼내 놓고 손질을 하곤 했습니다.
그러자 며느리들의 태도가 눈에 띄게 달라졌습니다. 노부부를 찾는 횟수도 잦아졌고,
서로 돈을 각출해 보약을 지어 오는 일도 있었죠.
그럴 때마다 할머니는 며느리들에게 이런저런 작은 패물들을 하나씩 나누어줬습니다.
그런데,,,어느 날 갑자기 할머니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누구보다도 며느리들이 슬피 울었죠.
할아버지는 장례를 치르고 나서 이것저것 아내의 유품을 정리했는데,
그동안 아내가 사 모은 패물을 어떻게 처리하느냐 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죠.
또 패물의 종류와 값이 다 달라 세 며느리에게 공평하게 나누어주기 어려웠습니다.
며느리들도 서로 비싼 물건을 갖고 싶어하는 눈치여서 선뜻 결정을 내리기가 어려웠죠.
그래서 할아버지는 며느리들을 불러 놓고 어떻게 나누면 좋을지 의논을 했습니다.
큰며느리가 대표로 입을 열었습니다. "재물을 몽땅 팔아서, 그걸 현금으로 똑같이 나눠 주세요."
"허허, 그게 진정으로 바라는 것이냐?"
그것은 할아버지가 가장 바라지 않았던 결론이었죠. '시에미 패물을 그저 돈으로밖에 안 보다니...'
마음이 언짢았지만, 그는 그 길로 보석상을 찾았죠.
중년의 보석상 주인이 이리저리 아내의 패물들을 살펴보더니 이맛살을 찌푸리며,,,
"할아버지, 이 물건들은 모두 다 가짜라 값을 매길 수 없습니다.."
죽은 아내가 왜 그토록 패물을 사 모았는지 그제서야 알 것 같았죠..
오늘 참여해주신
익산 모현동 주영인씨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