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석가모니를 따르던 수행자 가운데 "반특"이라는 우둔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오백 명의 수행자들이 삼 년 동안 날마다 그를 가르쳤지만 반특은 제대로
기억하는 것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사람들은 반특이 무슨 깨달음을 얻을 수 있을까하며 그를 비웃고
귀찮게 여겼죠. 하지만 그는 아무 말 없이 날마다 수행자들이 머무는 처소를
깨끗이 쓸고 닦으며 제자들과 함께 오고가는 석가모니를 부드러운 눈길로 바라봤죠.
석가모니 역시 그런 반특을 갸륵히 여겨 제자들에게 가르치는 데 인색하지 말기를
여러 번 당부했습니다.
어느 날 석가모니가 왕의 초청을 받아 왕궁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석가모니는 반특에게 바루를 들게 하고 자기 뒤를 따르도록 했습니다.
평소에는 가장 뛰어난 제자가 석가모니 바로 뒤에 섰는데,
그 자리를 반특이 대신하자 제자들의 마음속에는 불만이 싹텄죠.
반특이 어떤 인물인지 잘 알고 있던 왕도 석가모니의
행렬을 보고 깜짝 놀라 물었습니다.
"당신께는 머리가 좋고 뛰어난 제자들이 참으로 많습니다.
그런데 하필이면 머리가 둔하기로 소문난 반특을 데리고 다니십니까?"
석가모니가 대답했습니다.
"많이 배우는 것보다는 실천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똑똑한 제자들은
하나를 가르쳐 주면 열을 알아듣습니다. 그러나 알아듣는 것만큼 실천하지는 못합니다.
반특은 머리가 둔하고 잘 알아듣지는 못해도 하나를 알면
그것을 꼭 실천합니다. 그것이 똑똑한 제자들과 다른 점입니다."
석가모니의 예견대로 반특은 훗날 모든 번뇌를 끊고 깨달음을 얻어
열반의 경지에 이르렀습니다..
오늘 참여해주신
정읍 수성동 정수경씨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