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지금 뭐해요?" 이제 여섯 살 된, 딸 수지가 엄마에게 물었습니다.
"옆집에 사는 아주머니에게 갖다주려고 볶음밥을 만드는 중이란다"
"왜요?"
"그 분이 매우 슬프기 때문이야... 얼마 전, 딸을 잃어서 가슴에 상처를 입었거든.
그래서 우리가 한동안 돌봐드려야 해"
"왜 우리가 돌봐드려야 하죠?"
"사람들은 아주 슬플 때는 음식을 만든다거나 집안 청소 같은 작은 일들을 하기가
어려워진단다. 또 불쌍하게도 다시는 딸과 함께 할 수 있는 신나는 일들을 할 수가 없단다.
우리 모두는 함께 살아가고 있으니, 너도 그분에게 도움이 되어줄 좋은 방법이 없나
생각해 보렴..?"
수지는 어떻게 하면 아주머니를 돕는 일에 자신도 참여할 수 있을까 심각하게 생각했습니다.
몇 분 뒤 아이는 이웃집으로 가서 문을 두드렸습니다. 한참 지나서 아주머니가 문을 열고 나왔죠.
아이는 아주머니가 다른 때와 같이 귀에 익은 음악 같은 목소리로 인사하지 않는다는 것을
눈치챘습니다. 또 울고 있었던 듯했죠. 눈이 부어 있고 물기에 젖어 축축했습니다.
"무슨 일이니?"
"엄마가 그러시는데 아줌마가 딸을 잃어서 가슴에 상처가 났고, 그래서 아주 슬프시데요."
수지는 부끄러워하면서 손을 내밀었습니다. 손에는 일회용 반창고가 들려져있었죠.
"가슴에 난 상처에 이걸 붙이세요. 그러면 금방 나을 거예요."
아주머니는 갑자기 목이 메였습니다.
그녀는 무릎을 꿇고 앉아 수지를 껴안았습니다.
그리고 수지가 준 일회용 밴드를 조그만 유리상자 안에 넣어 뒀습니다.
그것을 볼 때마다 자신의 상처가 조금씩 치료될 수 있으리라 믿으면서 말이죠..
오늘 참여해주신
익산 동산동 정소윤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