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가 많은 집의 아들로 태어난 한 청년이 있었습니다.
늘 시끌벅적한 집안에서 자란 청년은 늘 조용한 집에서 혼자 사는 자유를 꿈꿔왔죠.
그래서 직장이 집에서 좀 멀다는 이유로 어머니의 걱정과 만류를 뿌리친 채
자취를 하게 됐습니다..청년은 시도 때도 없이 웃음이 날 정도로
세상을 다 얻은 듯 행복했죠.
휴일이면 늘어져라 늦잠을 자도, 라면으로 끼니를 때워도 간섭하는 사람 없는 나날이었습니다.
난생 처음 자유를 만끽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생활은 한 달이 채 못 가 흔들리기 시작했죠.
게으른 천성 탓에 뒤죽박죽, 엉망진창 설거지 감이 산더미처럼 쌓이고 빨래감이
온 집안을 뒤덮었습니다. 무엇보다 퇴근 후 돌아와 불꺼진 방에 혼자 들어설 때면
너무 한심해서 울고 싶기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고집을 부리고 집을 나온 터라 다시 돌아간다는 것도 자존심이 허락하질 않았죠.
그러던 어느 날 지독한 감기몸살이 덮쳐왔습니다. 온몸이 쑤시고 고열에 오한까지 나
끙끙 앓으며 꼼짝달싹 할 수 없는 지경인데, 물 한 사발 떠다 줄 사람이 없었습니다.
외로움에 눈물이 주르르 흘렀습니다.
"꽝꽝꽝꽝!!" 그날 밤 밖에서 방문 두드리는 소리가 어렴풋이 들렸지만
청년은 아무 대꾸도 하지 못한 채 끙끙 앓다가 잠이 들었죠.
다음날 아침 겨우 일어나 방문을 연 청년은 문 앞에 놓여 있는 봉지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봉지 속엔 삐뚤빼뚤 눌러 쓴 어머니의 편지와 함께 감기 약이 들어 있었죠.
'아직 오지 않은 것 같아 약만 두고 간다..힘들면 언제든지 집으로 오너라..'
눈물이 핑 돌았죠..그리고 청년은 그 날로 당장 짐을 꾸렸습니다.
시끌벅적해도 가족들이 있는 집, 잔소리는 많아도 못난 아들을 끔찍이 사랑해 주시는
어머니의 품으로 돌아갔습니다.
오늘 좋은생각 좋은아침에 참여해주신
전주 평화동 임정화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