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시장 한 가운데 작은 미용실이 있었습니다.
손님이 뜸한 시간, 미용실 주인은 나른한 기분으로 잠시의 여유를 즐기고 있었죠.
그 때, 한 남자가 들어왔습니다. 몹시 화가 난 표정으로 씩씩대며 들어온 남자는 주인이
권하기도 전에 아무 의자에나 털썩 주저앉았습니다.
"아주 빡빡 밀어주세요...", "네?"...."빡빡 밀어달라구요....!!"
남자는 화를 벌컥 내며 쏘아붙였습니다. 그제서야 여자는 그 화난 손님이
가까운 이웃이라는 걸 알았죠..아마도 뭔가 속상한 일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무슨 일이길래 저럴까?' 뜻대로 되는 일이 없으니 머리카락에라도 분풀이를 하자는
심정이라는 걸 주인은 오랜 경험으로 알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정성껏 커피를 타서 가위를 들기 전에 차를 한잔 권했습니다.
그리고 그가 차를 마시는 동안 말을 건넸습니다. 차를 마시던 남자는 좀 진정이 됐는지
한숨을 내쉬며 푸념을 시작했습니다.
"휴~~도무지 맘 붙일 데가 있어야죠.."
사연인 즉...한달 전 직장에서 해고를 당했는데 그렇게 잘 해주던 아내가 벌써부터 무시하고
짜증을 낸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럼 머리를 빡빡 깍지말고 짧게 다듬으면 어떨까요? 아님 좀 볶으시던지..."
"네? 볶아요?..허허.."
볶으라는 말에 예상대로 웃음을 터트린 남자는 빡빡 밀어 달라는 주문을 거두었습니다.
"그냥 신입사원처럼 짧게 깎아 주세요..그나저나 머리보다 사람 마음을 더 잘 다듬으시는군요.."
"제가 그랬나요?..........."
세상에서 가장 멋진 칭찬에 미장원 주인은 행복해졌고, 화가 잔뜩 나서 들어왔던 남자는
잠시 후 10년은 젊어진 모습으로 미장원을 나갔습니다..
오늘 좋은생각 좋은아침에 글 주신 분은
전주 인후동 서윤경씨였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