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없이 정겹고 순하디 순한 아이들을 참 좋아하던 한 젊은 교사가 있었습니다.
그가 시골 작은 학교의 선생님으로 부임한 지 1년이 되던 날..
자취하는 아들에게 어머니께서 먹을 것이며 옷가지를 바리바리 싸들고 만나러 왔습니다.
"어머니, 제가 좀 늦었어요..고생 많으셨죠.."
아들은 수업이 끝난 뒤 어머니를 마중하러 나갔고, 어머니는 어느새
제법 교사 티가 나는 아들을 대견해 했습니다.
모처럼 어머니 숨소리를 자장가 삼아 푸근히 자고 난 아침,
그는 지각하지 않으려고 서둘러 집을 나섰습니다.
"다녀오거라, 내 걱정은 말고 아이들을 잘 가르치거라.."
어머니는 흐뭇한 눈빛으로 아들을 향해 손을 흔들었습니다.
자취 집에서 학교까지의 거리는 5리, 그리 먼 길은 아니었지만 도중에 개울을 건너야 했습니다.
그런데 그만 징검다리 돌 하나가 잘못 놓여 있어 개울물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그는 젖은 옷을 갈아입으려고 자취 집으로 발길을 옮겼습니다. 온 몸이 물에
젖어 물을 뚝뚝 흘리는 아들을 보고 어머니께서 놀라 뛰어 나오셨습니다.
"아니, 이게 무슨 일이냐.."
"별일 아니예요..징검다리를 잘못 디뎌서요.."
어머니를 안심시킨 뒤 옷을 갈아입으려 하는 바로 그때, 어머니의 엄한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그래, 그 돌은 바로 놓고 왔느냐?" 어머니의 물음에 그는 어쩔 줄 몰라 하며 얼굴을 붉혔습니다.
"그래가지고 어디 선생이라 할 수 있다더냐? 어서 돌부터 바로 놓고 와서 옷을 갈아입어라.."
그 젊은 선생님은 개울로 달려가 뒤뚱대는 돌을 바로 놓고 돌아왔습니다.
그 후, 세월이 흘러 처음 교단에 섰을 때의 마음이 흐트러질 때마다 그는 어머니의 그 호된
질책을 떠올렸습니다..."네 제자들을 위해 돌은 바로 놓고 왔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