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으신 어머니와 함께 서로 의지하며 소박하게 살아가던 한 젊은이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궁핍한 생활 형편이 조금도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자 젊은이는 점차
자신의 삶에 염증을 느끼기 시작했죠. 어느덧 젊은이는 도에 빠지게 되었고,
이후로는 하루종일 일도 하지 않고 그저 어떻게 하면 득도할 수 있을까...
오직 그 생각만 하며 세월을 보냈습니다.
어머니는 한창 일할 나이의 아들이 염세주의에 빠져 있는 것이 염려됐지만,
이미 어머니의 걱정은 아들의 귀에 들리지 않았죠.
아들은 오히려 어머니의 충고를 잔소리로 여겼습니다.
어느 날 젊은이는 유명한 고승을 찾아 득도할 수 있는 비결을 얻고자 집을 떠났습니다.
마침내 젊은이는 꿈에 그리던 고승을 만나게 됐죠. 하지만 고승은 젊은이의 사연을
듣기만 할 뿐, 좀처럼 어떤 해답도 주지 않았죠. 한참 후에야 고승은 입을 열었습니다.
“자네가 정 원한다면 한가지 방법을 일러주겠네...우선 이곳에서 즉시 하산해 집으로 향하게..
집으로 가는 길, 만나는 사람 중에서 맨발로 자네를 반기며 문을 열어주는 이가 있을 걸세.
그 사람이 바로 자네의 부처이니 마음을 다해 그를 봉양하고 인생의 스승으로 삼는다면
자네가 그토록 바라던 득도의 경지에 도달할 수 있을 걸세..“
고승의 말을 들은 젊은이는 흡족한 마음으로 산을 내려왔습니다.
집으로 향하던 첫째 날, 그는 한 농가에서 머물게 됐는데..주인은 신발을 신고 있었죠.
다음날 으리으리한 부잣집에서 묵게 됐지만, 역시 그를 맨발로 맞아 주지는 않았습니다.
젊은이는 무수히 많은 사람들을 만났지만, 고승이 말한 부처는 보이지 않았고
크게 실망한 나머지 고향으로 다시 향했죠..
자정이 지난 시각, 젊은이가 힘없이 문을 두드리자 어머니의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어머니, 저예요..”문이 열리자 그 사이로 늙은 어머니의 주름진 얼굴이 보였죠..
그리고 아들을 보자마자 맨발로 달려나와 그를 반겨준 사람은 바로 그의 어머니였습니다.
그제야 고승이 한 말의 의미를 깨닫게 된 젊은이는 눈물을 흘리며 어머니의 품에 안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