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 어떤 빵을 찾고 계십니까?"
벌써 이십분 째 물건은 사지 않고 진열된 빵들을 이리저리 뒤적거리는 청년에게
편의점 주인은 참다못해 말을 걸었습니다.
"유통기한을 봤어요. 혹시 유통기한이 지난 빵을 진열하지 않았나 해서..."
"아 그렇군요.."
말도 안 되는 이유를 대고 있는 청년은 언뜻 보기에도 차림이 남루했습니다.
오랫동안 씻지 않았는지 몸에선 이상한 냄새가 났지만,
주인은 그런 청년을 내쫓지 않았죠..
자정 무렵이 되자, 청년은 조심스레 빵 하나를 집어 진열대 위에 올려놓았습니다.
그리곤 시계가 열두시를 막 넘어서는 순간 기다렸다는 듯,
그 빵을 들고 계산대로 가져가더니 갑자기 밖으로 뛰어 나갔습니다..
힘이 없는지 얼마 못 가 털썩 주저 않는 청년의 어깨 위로
잠시 후 누군가의 손이 다가왔습니다..
바로 편의점 주인이었죠..
당황한 청년은 들고 있던 빵을 서둘러 내밀었습니다.
"용서해 주십시오. 며칠째 아무것도 먹지 못해 훔쳤습니다.
이 빵은 자정이 넘었기 때문에 유통기한이 지났고, 그런 빵은 폐기될 거라 생각했죠.."
그러자 편의점 주인은 주머니에서 우유를 꺼내 건네며 말했습니다.
"젊은이, 사랑에는 유통기한이 없으니 이것과 함께 천천히 들게나...."